中 최대 파운드리 SMIC, 경영진 '붕괴'…대륙 반도체 굴기 '비상등'

'TSMC 출신' 장상이 부회장 1년 만에 사임
량멍쑹 공동 CEO 이사직 물러나

 

[더구루=오소영 기자] 중국 최대 파운드리 회사 중신궈지(SMIC)에서 미세 공정 개발을 이끈 장상이 부회장이 사임했다. 수장 교체 후 2달 만에 장 부회장을 포함한 4명의 이사진이 빠지며 경영진 이탈이 가속화되는 분위기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장 부회장이 SMIC를 떠난다. 량멍쑹 SMIC 공동 최고경영자(CEO)와 사외이사 저우지에, 독립 사외이사 영광레이도 이사직을 내려놓는다. 저우쯔쉐 회장이 개인적인 사유로 사임한지 약 2달 만에 4명의 이사진이 교체되는 셈이다.

 

특히 장 부회장의 사임은 업계의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장 부회장은 대만 TSMC의 최고기술책임자(CTO) 출신으로 0.25마이크로미터(㎛), 16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공정 개발을 이끌었다. TSMC를 세계 최대 파운드리 회사로 성장시킨 인물로 평가받는다. 작년 12월 SMIC에 영입되면서 업계의 파장을 일으켰었다.

 

장 부회장은 SMIC에서 10나노 이하 반도체 공정 개발을 총괄했다. 미국의 압박으로 ASML의 노광장비를 도입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첨단 패키징 기술로 승부수를 보고자 관련 연구를 추진해왔다.

 

장 부회장이 물러나며 SMIC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SMIC는 작년 9월 미국 정부가 작성한 거래 제한 기업 명단(블랙리스트)에 올랐다. 미국 기업으로부터 반도체 기술·장비를 수입할 길이 사실상 막히면서 첨단 공정 개발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어 미국 국방부의 블랙리스트에 올라 자본 시장에서도 배제됐다.

 

올해 들어 미국 정부가 일부 장비 수출을 허용하고 있으나 숨통이 트였다고 보기에는 이르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SMIC가 ASML로부터 들여오는 장비는 구형인 심자외선(DUV) 공정 노광장비다. 올해 3월 미 국립인공지능보안위원회(NSCAI)가 현지 의회에 동맹국과 협력해 중국에 대한 첨단 장비 공급을 차단해야 한다고 권고한 것도 악재다. 미국의 견제로 SMIC의 고립이 심화되는 가운데 핵심 인력마저 회사를 나가며 SMIC가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7월에는 SMIC의 반도체 공정 개발자인 우진강 부총재가 사임한 바 있다.

 

2000년 설립된 SMIC는 중국 반도체 굴기의 핵심 기업이다. 중국 정부 기관이 지분 11.8%를 보유해 최대 주주로 있다. SMIC는 정부의 막대한 지원을 받아 폭풍 성장해왔다. 매출은 2015년 22억3600만 달러(약 2조6360억원)에서 지난해 39억7000만 달러(약 4조6800억원)로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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