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화웨이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에 진출한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르면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맞춤형 칩셋을 자체 생산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화웨이가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 웨이퍼 팹을 건설하고 파운드리 사업 진출을 검토한다. 미국 제재로 TSMC와의 거래가 막히면서 반도체 완전 자급자족을 이루기 위한 조치다.
우한 공장은 내년부터 가동, 양산 준비에 돌입한다. 28나노미터(nm) 공정 기반 칩을 먼저 생산한 뒤 이듬해 14나노를 공략한다. 화웨이 통신장비에 탑재되는 광통신 반도체와 모듈을 생산할 계획이다.
화웨이는 팹리스 자회사 하이실리콘을 통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기린' 등을 직접 설계했다. TSMC에 기린칩을 위탁생산한 뒤 주로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탑재해 왔다. 3나노 기반 모바일 칩 개발도 완료한 것으로 전해진다. <본보 2021년 5월 24일 참고 화웨이, 美 제재에도 마이웨이…3나노 기린칩 상표 출원>
화웨이는 지난 2019년 미국 상무부의 블랙리스트에 오르면서 손발이 꽁꽁 묶였다. 미국 정부의 허가 없이는 미국 장비나 기술이 쓰인 반도체를 구매하거나 위탁생산할 수 없어 통신장비와 스마트폰에 쓰이는 칩 수급에 차질이 발생했다. 하이실리콘은 미국 소프트웨어 개발사인 케이든스와 시냅시스의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TSMC를 비롯한 대부분 파운드리 업체들도 미국산 장비를 다수 활용해 사실상 정상적인 반도체 조달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다만 화웨이의 파운드리 사업 진출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공정 미세화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후발주자인 화웨이가 TSMC나 삼성전자 등 기존 파운드리 업체와 맞붙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