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옥] 中시안 봉쇄 이어 'ASML' 독일 공장 화재…반도체 대란 현실화

과거 베를리너 글라스 공장…노광장비 핵심 부품 생산
ASML 장비 출하 지연 우려

 

[더구루=박상규 기자] 네덜란드 노광 장비 회사 ASML의 독일 베를린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중국 시안발 봉쇄령에 이어 노광 장비 핵심 공급사인 ASML의 공장 화재로 반도체 공급난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데요.

 

ASML은 지난 3일(현지시간) "베를린 공장에서 불이 났다"며 "인명 피해는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화재 원인은 조사 중인데요.

 

베를린 공장은 웨이퍼 테이블과 미러 블록 등 노광 장비에 필요한 부품을 생산하는 시설입니다. ASML이 2020년 베를리너 글라스(Berliner Glas)를 인수하며 함께 소유하게 됐는데요.

 

ASML은 "현재 시점에서 피해를 언급하거나 사고가 올해 출하 계획에 영향을 미칠지를 언급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습니다. 이어 "피해를 평가하는 데 수일이 걸릴 것"이라며 "가능한 빨리 시장과 평가 결과를 공유하겠다"고 설명했는데요.

 

업계는 베를린 공장의 화재가 ASML의 노광 장비 공급 지연으로 이어질까 노심초사하고 있습니다. 노광 장비는 포토 리소그래피(Photo Lithography)라 부르는 노광 공정에 사용되는데요. 빛을 이용해 웨이퍼에 반도체 회로 패턴을 그립니다.

 

ASML은 전체 노광 장비 시장에서 80%가 넘는 압도적인 점유율을 올리고 있습니다. 특히 첨단 칩 생산에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장비는 ASML이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공급하고 있는데요.

 

반도체 초호황 속에 설비 투자가 이어지며 ASML에 장비 주문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작년 3분기 예약 매출액은 약 62억 유로(약 8조3690억원)를 기록했는데요. 올해까지 주문 예약은 꽉 찬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장비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ASML의 출하 지연은 반도체 업계의 투자 속도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데요.

 

더욱이 중국의 봉쇄령 여파로 반도체 공급량이 줄어든 상황에서 이번 화재는 품귀 현상을 가중시킬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은 코로나 19 확산을 잠재우고자 산시성 시안에 봉쇄령을 발동했는데요.

 

현지에 공장을 둔 삼성전자는 낸드플래시 생산라인을 축소했습니다. 마이크론은 D램 메모리칩의 공급 지연을 예상했는데요. 빨라도 내달 초에야 봉쇄가 풀릴 것으로 보여 정상적인 가동까진 시간이 걸릴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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