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윤진웅 기자] 기아가 인도네시아 현지 반조립(CKD) 생산을 추진한다. 현지 재계 서열 2위 살림그룹의 자동차 판매 계열사 인도모빌과 구체적인 방안을 놓고 협의하고 있다.
16일 기아 인도네시아 딜러 '크레타 인도 아르타'(Kreta Indo Artha·이하 KIA)와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최근 인도모빌과 현지 차량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
KIA는 지난 2019년부터 현지에서 기아 관련 사업을 도맡아 운영하고 있는 인도모빌 산하 딜러사다. 기아와 동일한 이니셜을 갖고 있다.
KIA는 "현재 기아는 인도모빌과 CKD 방식으로 현지 생산하기 위한 협의 단계를 진행 중"이라며 "현지 생산에 앞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현지 생산 관련 규제를 검토하는 데 시간을 들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구체적인 생산 모델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고 전했다.
CKD는 자동차 부품을 목적지에서 조립해 완성품으로 판매하는 방식을 말한다. 통상 개발도상국에 자동차를 수출할 때 사용된다. 수출국 입장에서는 완성품 수출보다 관세가 낮고 현지의 저렴한 노동력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개도국의 경우에는 완성품 수입보다 CKD 방식이 자국 공업화 발전 등에 기여할 수 있다는 측면이 있다. 또 현지 운전자의 선호도에 따라 맞춤형 생산도 가능하다.
다만 자체 공장은 짓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인도모빌 그룹이 보유한 기존 자동차 조립공장을 리뉴얼한다는 방침이다. 합작 공장 설립을 고려하지 않다는 것.
인도모빌은 풀로가둥(Pulo Gadung)과 치카랑(Cikarang) 지역에 생산 시설을 갖고 있다. 폭스바겐과 닛산, 볼보, 아우디, 스즈키 등 다양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위탁 생산을 맡고 있다.
현지 공장 개선 프로젝트 관련 투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KIA 측은 "현지 생산 프로젝트를 위한 새로운 투자가 진행될 것"이라며 "언제, 얼마를 투자할 것인지는 정해지지 않았으나 해당 프로젝트와 관련된 모든 것에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자동차에 이어 기아도 현지 생산을 추진한다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차와 일본차의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차는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말레이시아·태국·필리핀·베트남·싱가포르 등 아세안 주요 6개국에서 판매량 263만대(점유율 75%)를 차지하고 있다"며 "현대차·기아가 인도네시아를 기반으로 아세안국가에서 일본차와 경쟁은 더욱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올해 초 준공한 인도네시아 완성차 공장에서 해외 전략 차종인 '크레타'와 싼타페 등의 주변국 수출을 위해 CDK 생산도 병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