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금융구루] '아름다운 용퇴'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끊임 없이 변화해야"

조 회장, 퇴임 앞두고 '변즉생 정즉사' 정신 강조
재임 기간 베트남 40개 스타트업 육성 지원
은행장 시절부터 동남아 주목…글로벌 사업 강화

[더구루=정등용 기자] “과거와 현재에 머무르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해야 한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2일 신년사를 통해 이 같이 말하며 '변화하고자 하면 살고, 안주하고자 하면 죽는다'는 뜻의 '변즉생 정즉사(變卽生 停卽死)'의 정신을 강조했다.

 

작년 연말 인사에서 3연임을 포기하고 진옥동 신한은행장에게 자리를 물려주는 등 세대교체를 단행한 것 역시 "과거와 현재에 머무르지 않고 더 큰 미래로 가고자 하는 결단"이었다며 '아름다운 용퇴'를 결정한 배경을 설명했다.

 

 

◇베트남 40개 스타트업 육성 지원

 

2017년 취임 당시 조 회장이 가장 큰 목소리로 공언했던 것이 바로 글로벌 시장 공략이었다. 한국 시장에만 머무르지 않고 해외 시장에 적극 진출해 신한을 아시아의 리딩금융그룹으로 성장시키겠다는 다짐이었다. 이후 조 회장은 신한은행을 비롯한 계열사들의 해외 진출을 독려해 왔다.

 

베트남은 조 회장이 유독 공을 들인 동남아 시장 중 하나다. 지난 2016년엔 호찌민에 신한 퓨처스랩을 설립하고 40개의 현지 스타트업의 육성을 지원했다. 11개 국내 스타트업의 베트남 진출을 돕기도 했다.

 

작년 8월엔 직접 베트남 사업 현장을 찾기도 했다. 하노이에서 열린 ‘신한 퓨처스랩 하노이’ 개소식 참석이 목적이었지만, 궁극적으로는 신한금융의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해외 투자자를 적극 유치하기 위한 배경이 깔려 있다.

 

조 회장은 과거 신한은행장 시절부터 동남아시아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당시 조 회장은 인도네시아와 미얀마, 베트남 지역에 현지 법인을 세우면서 빠르게 사업을 확장했다.

 

특히 베트남 법인의 경우 국내은행의 해외 진출 사례 중 성공적인 케이스로 평가 받는다. 베트남 법인은 지난 2009년 출범 이후 매년 수백억 원의 순이익을 냈다. 

 

현재 베트남에는 신한은행 지점 46개가 포진해 있다. 작년 상반기 순이익은 862억원으로 1년전보다 278억원(32.1%) 증가했다. 신한은행 베트남 법인이 신한금융그룹 국외점포별 순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2%에 달할 정도로 성장세가 빠른 상황이다.

 

 

◇조 회장의 동남아 사랑

 

동남아시아는 미개척 금융 시장으로 평가 받는다.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른 국내 금융 시장과 달리 금융 인프라가 아직 완전하게 구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만큼 성장 잠재력도 높아 조 회장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지역이다.

 

조 회장은 과거부터 글로벌 사업에 대한 안목을 키워왔다. 핀란드 헬싱키경제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MBA) 과정을 마친 조 회장은 신한은행 입행 후 인사부장과 기획부장을 거쳐 뉴욕지점장을 맡았다. 임원으로 승진하고선 글로벌사업담당 전무를 지내기도 했다.

 

지난 2015년 신한은행장 자리에 오른 뒤엔 본격적인 동남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조 회장은 동남아를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신흥국 현지 전문가를 육성했다. 또한 글로벌사업컨설팅 태스크포스(TF) 팀을 꾸려 각 개별 국가에 특화된 사업 모델을 수립하고 지원 방안도 마련했다.

 

이후 인도네시아 현지 은행 '뱅크메트로익스프레스(BME)' 지분 40%를 인수해 인도네시아 진출 교두보를 확보했고, 국내은행 최초로 미얀마에 첫 지점을 열기도 했다. 조 회장 부임 후 신한은행의 동남아 시장 사업 확장에 속도가 붙은 셈이다.

 

조 회장은 신한금융그룹 차원의 동남아 시장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신한은행 뿐만 아니라 신한카드, 신한금융투자 등 다른 계열사들도 동남아 시장에서 성과를 내면서 글로벌 사업 강화에 일정 부분 기여하고 있다.

 

◇아름다운 용퇴와 '리부트 신한'

 

3연임을 포기했지만 이날 영원한 신한금융맨인 조 회장은 새로운 중기 전략 'Value-up(가치 성장) 2025! RE:Boot(리부트) 신한'을 발표했다. 그룹사의 조화 속에서 수익과 규모보다 모든 이해관계자의 가치 성장을 목표로 한다는 의미다.


조 회장은 신년사에서 "수익과 규모의 크기보다 더 중요한 기준은 신한과 동행하는 이해관계자 모두의 가치가 함께 성장하는 것"이라며 "이는 금융 본업의 역량을 강화하는 것에서 시작한다"가 말했다.

특히 "원칙과 기본을 지키며, 철저한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고객에게 최고의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데이터(DATA) 기반의 개인화된 금융을 제공하고, 자본시장과 글로벌 경쟁력 또한 세계적인 금융사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현재의 성과를 뛰어넘어 모두에게 인정받는 일류 금융사로 도약하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변화와 혁신이 절박한 상황"이라며 "세대교체를 단행한 것 역시, 과거와 현재에 머무르지 않고 더 큰 미래로 가고자 하는 결단이었다"고 강조했다. 

'조용병 회장'은 마지막 신년사를 통해 지속가능한 가치를 만들자는 진정한 K-금융구루의 진면목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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