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中 다롄 당서기장과 면담…투자 확대 논의

김진혁 부사장, 다롄 당서기장과 9월 회동
시진핑 기술 자립 강조…美·中 패권 경쟁 속 줄다리기 이어져

 

[더구루=오소영 기자] 중국 다롄시 고위 인사가 SK하이닉스에 투자 확대를 요청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핵심 기술 자립을 강조하고 미국과의 패권 경쟁이 고조되면서 SK에 투자를 압박하고 있다.

 

22일 니케이베이징 및 업계에 따르면 김진혁 SK하이닉스 부사장은 지난 9월 중국 다롄을 방문해 당서기장을 만났다. 중국 투자와 사업을 확대하고 당과 협력을 강화해달라는 주문을 받았다.

 

3연임에 성공한 시진핑 주석은 과학기술 자립을 강조하고 핵심 기술 경쟁에서 승리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혀왔다. 특히 반도체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은 2020년 반도체 특허 3만130건을 출원했다. 2위인 한국(7749건)의 4배 이상이다. 올해 반도체 자급률은 26%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중국제조 2025'을 선언한 2015년보다 16%포인트 증가했다. 중국제조 2025는 반도체와 전기차 등 10대 첨단 산업을 발전시켜 중국을 제조업 강국으로 키우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반도체 자급률은 높아졌지만 인공지능(AI)과 슈퍼컴퓨터, 6세대(6G) 통신 등에 쓰이는 고성능 칩은 여전히 부족하다. 첨단 반도체 생산은 한국과 대만이 장악하고 있어 중국은 양국 기업들에 적극 투자를 요청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장쑤성 우시에 D램 반도체 공장을 세웠다. 전체 D램 생산량의 약 40%가 우시 공장에서 나온다.

 

중국이 반도체 굴기를 본격화하고 해외 기업들의 투자를 유치하며 미국은 이를 우려하고 있다. 에릭 슈밋 전 구글 회장은 기술 지배 경쟁에서 중국에 뒤처질 수 있다고 경고했었다.

 

미·중 갈등이 심화되며 반도체 강국인 한국과 대만은 영향을 받고 있다. 특히 한국은 양국 사이에서 균형을 잡느라 애쓰고 있다. 중국 사업장을 고려하면 현지 정부와의 돈독한 관계는 중요하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한국 반도체 업체를 괴롭히면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동맹국은 미국과의 관계 또한 소홀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중 갈등이 미치는 파장은 지난달 대중 반도체 수출 제한이 발표됐을 때도 확인됐다. 미국 상무부는 자국 기술과 부품을 사용한 첨단 반도체와 반도체 생산 장비를 중국에 수출하지 못하도록 했다. 미국 KLA는 현지 정부의 허가 없이 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들의 중국 공장에 장비를 제공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장비 반입이 어려워 중국 공장 가동에 차질이 어려워지자 정부가 나서 미국을 설득했다. SK와 삼성 등 한국 기업의 중국 공장만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를 1년 유예해주는 내용의 합의를 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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