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패권전쟁 파장 일파만파…UMC, 中생산법인 완전편입 난항

中, USCXM 지분 인수 제동…미중 분쟁 여파
USCXM, UMC-중국 정부 합작사로 출범…월 2만7500장 생산

 

[더구루=오소영 기자] 대만 UMC가 중국 합작사 USCXM를 전액 출자 자회사로 편입하려는 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다.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이 심화되면서 공급망 축소를 우려한 중국 정부가 UMC의 지분 인수를 막아서다. 

 

UMC는 USCXM의 지분 전량 매입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밝혔다.

 

USCXM은 중국 샤먼시·푸젠성 정부와 UMC가 합작해 2014년 10월 설립한 회사다. UMC가 약 69.95%, 중국 정부가 남은 지분을 보유한다. USCXM는 28·40·55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공정을 기반으로 한 12인치(300㎜) 웨이퍼 팹을 운영하고 있다. 월 2만7500장의 생산능력을 확보했으며 작년 1~3분기 기준 당기순이익은 20억6200만 위안(약 3760억원)에 달한다.

 

UMC는 작년 4월 이사회에서 USCXM을 전액 출자 자회사로 편입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48억5800만 위안(약 8870억원)을 투자해 중국 정부가 소유한 지분을 3년 이내로 세 번에 걸쳐 인수하고 지분을 100%로 늘리기로 했다. 6개월 후인 10월 대만 경제부 투자심의위원회로부터 승인도 받았다. 투자심의위원회는 자회사 편입으로 경영 효율성과 수익성을 향상해 주주들에게도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다.

 

규제 당국의 허가를 토대로 UMC는 지분 매수에 나섰지만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 푸젠성 정부가 방해한 탓이다.

 

푸젠성 정부는 미국의 견제에 대응해 반도체 공급망을 확보하려면 USCXM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미 상무부는 작년 10월 중국 기업에 반도체 수출을 제한하고 미국산 첨단 장비 판매도 금지하도록 하는 반도체 수출 통제를 발표했다. 동맹국인 일본과 네덜란드의 참여도 압박해 합의를 이끌어내고 대(對)중 압박 전선을 넓히고 있다.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를 비롯해 중국 기업 36개도 수출통제 명단(entity list)에 올렸다.

 

중국은 미국의 제재로 반도체 사업의 경쟁력을 잃고 공급난에 시달릴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미 중국 기업의 피해는 현실화되고 있다. YMTC는 첨단 반도체 장비를 구하지 못해 두 번째 웨이퍼 생산 공장을 건설하는 계획을 연기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중국 반도체 산업이 위기를 맞으며 현지 정부는 USCXM마저 포기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UMC가 지분 인수에 성공하지 못하면 USCXM는 중국 기업이라는 낙인을 지울 수 없다. 미중 분쟁이 심화되고 있어 중국 정부와 합자 투자한 기업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UMC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미국은 대만과 반도체 동맹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은 작년 4월 대만을 방문해 TSMC 창업자 모리스 창 전 회장과 류더인 회장을 만나 반도체 협력을 논의했었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지난달 TSMC의 애리조나 공장 기공식에 참석하고 돈독한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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