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일본 닛산이 오는 2028년 전고체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한발 앞선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통해 상대적으로 뒤쳐져 있는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7일 영국 자동차전문지 오토카(Autocar)에 따르면 데이비드 모스 닛산 유럽 연구개발(R&D) 수석 부사장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차세대 전기차 사업 로드맵을 공유했다.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이루고 코발트 프리 리튬이온배터리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전고체 배터리 관련 구체적인 타임라인도 제시했다. △오는 2025년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공장 가동 △2026년 엔지니어링 작업 마무리 △2028년 전고체 배터리 기반 전기차 대량 양산을 이뤄낸다는 목표다.
닛산은 리튬이온배터리 대비 성능과 비용면에서 모두 뛰어난 전고체 배터리를 출시한다는 방침이다. 에너지밀도가 2배, 충전 속도가 3배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비용은 리튬이온배터리의 절반으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예를 들어, 오는 2028년까지 팩 기준 kWh당 75달러를 달성하고 이후 65달러까지 줄여나갈 예정이다.
닛산은 전고체 배터리와 함께 리튬이온배터리 개발도 지속한다. 전고체 배터리가 대세로 자리잡기 전까진 리튬이온배터리와의 공존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것. 특히 가격이 비싼 코발트 비중을 줄이기 위해 오는 2028년 코발트 프리 배터리를 출시, 비용을 최대 65%까지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모스 수석부사장은 "일부 전고체 배터리가 여전히 액체 전해질을 사용해 에너지 효율성 등이 문제가 되고 있다"며 "반면 닛산의 전고체 배터리 기술을 배터리에서 모든 액체 요소를 제거한다는 점에서 완전 고체"라고 자신했다.
이어 "닛산은 리튬이온배터리 기술 개발에도 전념하고 있으며 향후 적어도 2세대는 더 이어질 것"이라며 "리튬이온배터리는 더 나은 에너지 밀도와 효율성, 더 낮은 비용으로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닛산은 지난 2021년 전기차용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착수했다. 일본 가나가와현 소재 닛산 연구소에 전고체 배터리 프로토타입 셀을 만들기 위한 파일럿 시설을 구축하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와 협력한다.
한편 '꿈의 배터리'라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는 양극과 음극 사이 이온이 오가는 길인 전해질을 고체로 만들어 사용하는 제품이다. 액체 전해질을 쓰는 기존 리튬 이온 배터리보다 화재나 폭발 위험이 적다. 높은 에너지 밀도, 빠른 충전 속도도 장점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전고체 배터리 시장이 2035년 28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