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드리업계 치킨게임 돌입하나

SMIC 작년 4분기 가동률 1분기 대비 약 30%p 하락
UMC도 전분기 대비 10%p 감소…평균 가동률 70%대
증설 투자는 여전…"제품·기술 경쟁력으로 부진 돌파"

[더구루=정예린 기자] 중화권 파운드리 기업들이 반도체 업계에 불어닥친 불황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수요가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증설 움직임은 여전해 저가 출혈 경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19일 중국 최대 파운드리 업체 SMIC에 따르면 회사의 지난해 4분기 8인치 웨이퍼 생산 공장 가동률은 79.5%를 기록했다. 같은해 1분기 고점 대비 30%p 가까이 하락했다. 

 

대만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UMC의 작년 4분기 공장 가동률은 90%를 기록했다. 선방한 수치이지만 전분기 대비 10%p 이상 줄었다. SMIC와 UMC를 비롯한 파운드리 업체의 가동률은 70% 안팎까지 떨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시장조사기관들도 앞다퉈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와 트렌드포스는 올해 파운드리 산업 매출이 전년 대비 각각 5~7%, 4% 축소될 것이라고 봤다. 

 

특히 트렌드포스는 올 2분기 상황이 더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렌드포스는 "최근 파운드리 공장들을 조사한 결과 모든 유형의 반도체 공정 수요가 계속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2분기 수요는 1분기보다 더 가파르게 감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시장 수요 급락에도 불구하고 주요 파운드리 업체들의 생산량 확대 계획은 크게 변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TSMC, UMC, SMIC, 화훙(華虹)반도체 등은 시장 상황에 따른 유동적인 투자 기조를 밝히면서도 신공장 설립 등을 계획대로 진행중이다. 시장 정상화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업계에서는 공급 과잉 구조가 심화대 가격 인하 경쟁에 내몰릴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전 세계 파운드리 업체들이 건설을 추진중인 공장은 20개에 이른다. 중국 11개, 미국·유럽 5개, 한국·일본·싱가포르 4개 등이다. 

 

SMIC는 올해 자본지출(설비투자)에 작년 63억5000만 달러를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성숙 공정 생산능력 확장과 신공장 인프라 건설에 투입한다. UMC는 약 30억 달러를 목표액으로 책정했다. 대부분 12인치 웨이퍼 생산량을 확대하는 데 사용한다. TSMC은 올해 시설 투자액을 지난해(636억 달러)보다 소폭 하향 조정한 320~260억 달러로 제시했다. 대만, 미국, 일본 내 공장 건설에 쓰일 예정이다. 이밖에 화훙반도체는 12인치 웨이퍼 생산라인 증설을 마무리하고 월 9만5000개의 생산능력을 갖췄다. 

 

파운드리 업체들은 기술력 강화를 통해 경쟁적 우위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지오 하이준 SMIC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수요와 웨이퍼 아웃량은 돌아오겠지만 가격은 원래 수준으로 돌아가지 못할 수도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제품과 기술 경쟁력이 더 있어야 하고 낮은 가격으로 경쟁하기 보다는 고객과 더 밀접한 관계를 맺고 거래를 이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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