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 대통령 "남미 리튬 정책 보조 맞춰야"…리튬판 OPEC 가시화

아르세 대통령, 가격 통제 중요성 강조…"서방 견제 막아야"
남미 자원 무기화 가속도

 

[더구루=오소영 기자] 아르헨티나에 이어 볼리비아가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유사한 리튬 협의체 설립에 지지를 보냈다.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이 힘을 합쳐 리튬 가격의 통제권을 갖고 서방의 간섭을 경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영국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루이스 아르세 볼리비아 대통령은 지난 23일(현지시간) "다른 라틴아메리카 국가들과 리튬 정책을 공동으로 설계해 경제에 기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경제에 도움이 되도록 적절한 가격을 제안하고 시장에서 단결해야 한다"며 "이를 위한 방안으로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이 제안한 '리튬판 OPEC'을 고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볼리비아에 앞서 아르헨티나도 리튬판 OPEC 설립을 공식화했었다. 페르난다 아빌라 아르헨티나 광물부 차관은 이달 초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국제광업인연차총회(PDAC)에서 "생산량 조정과 가격 책정 등 여러 측면에서 OPEC을 모방하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본보 2023년 3월 7일 참고 '리튬판 OPEC' 뜬다>

 

리튬은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인 양극재 생산에 쓰인다. 전기차 보급으로 리튬 수요가 늘며 작년 말 가격은 t당 8만5000달러까지 뛰었다. 향후 시장 전망은 밝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40년 리튬 수요가 2020년 대비 42배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2030년께 리튬 공급난이 발생할 수 있다.

 

볼리비아는 매장량 기준 세계 1위 국가다. 약 2100만t의 리튬을 보유하고 있다. 볼리비아는 자원 권력을 강화하고자 지난 2008년 리튬을 국유화했다. 이어 '남미 리튬 삼각주'에 속한 아르헨티나·칠레, 세계 리튬 매장량의 약 2%를 보유한 멕시코와도 협의체 신설도 모색하고 있다. 리튬판 OPEC을 통해 서방에 리튬 통제권을 빼앗기는 상황을 방지하고 리튬을 넘어 배터리·전기차 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목적이다.

 

볼리비아는 서방, 특히 미국의 간섭을 극도로 경계해왔다. 아르세 대통령은 "리튬이 남부사령부(Southern Command)의 십자선(Crosshairs)에 놓이길 원치 않는다"며 "(리튬이)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부를 흔들고 우리를 괴롭힐 이유가 되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도 "러시아도, 중국도, 미국도 (리튬에) 손댈 수 없다"며 으름장을 놓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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