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SK하이닉스, 이탈리아 기술센터 문 닫는다..전원 해고 절차 밟아

2012년 아이디어플래시 인수 후 설립…유럽향 낸드 제품 개발
한국 본사랑 기술 격차 커…운영 효율성 제고

 

[더구루=오소영 기자] SK하이닉스가 약 10년 만에 이탈리아 기술센터를 청산하고 전 직원을 해고한다. 한국 본사와의 기술 격차가 커 성과가 저조한 데다 반도체 업황 둔화까지 겹치며 기술센터를 폐쇄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 이탈리아법인은 몬차에브리안차현 아그라테 브리안자에 위치한 기술센터의 문을 닫는다. 직원 39명을 대상으로 해고 절차도 밟고 있다.

 

이탈리아 기술센터는 SK하이닉스가 이탈리아 낸드 개발사 '아이디어플래시'를 인수한 후 새로 단장해 2012년 6월 문을 연 유럽 연구 거점이다. SK하이닉스와 아이디어플래시의 R&D 역량을 합쳐 유럽향 차세대 낸드를 개발하고 설립됐다.

 

SK하이닉스는 아이디어플래시와의 시너지 효과가 미흡하다고 판단해 청산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이탈리아 기술센터 간 기술 격차가 커 이를 줄이려면 기술 이전을 해야 하지만 이는 법적으로 금지된다. 기술력 향상을 목적으로 이탈리아에 막대한 투자를 단행하기에도 부담스럽다. SK하이닉스는 시황 악화에 대응해 올해 투자 규모를 작년 대비 50% 감축할 것이라고 예고했었다.

 

전 세계적인 반도체 한파에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대대적으로 감원을 진행했다. 미국 인텔은 작년 10월 인력 감축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전체 인원의 약 20%가 해고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메모리 업체 마이크론테크놀로지도 인력의 10%를 감축하기로 했으며 램리서치는 임직원 수를 1300명 정도 줄이겠다고 밝혔었다. 램리서치 한국 법인은 올해 들어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SK하이닉스도 시황 악화의 여파를 비껴가지 못했다. SK하이닉스는 작년 4분기 영업손실 1조8983억원을 기록했다. 10년 만에 분기 적자를 내면서 비용 절감의 필요성이 커졌다.

 

SK하이닉스가 청산을 발표하자 현지 노조는 즉각 반발했다. 이탈리아 필름캠스(FILCAMS CGIL)는 "기술센터는 항상 목표를 달성하고 최상의 제품을 개발했다"며 "더구나 SK하이닉스가 지난해 매출이 340억 달러(약 44조원)에 달하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반도체 대기업인 점을 고려하면 청산과 정리 해고는 모순적이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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