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윤진웅 기자] 현대자동차가 미국 전기차 전용 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공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시설별 완공 소요 시간 등을 고려, 우선순위를 두고 작업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조기 완공도 기대되는 한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전략적 판단에 따른 일사분란한 움직임으로 다시 한번 '정의선式 현대 속도'를 실감케 하고 있다.
11일 미국 서배너 공동개발청(Savannah Joint Development Authority, SJDA)에 따르면 최근 HMGMA 도장시설 골조 공사가 시작됐다. 시설별 중요도와 완공까지 걸리는 소요 시간 등을 감안해 우선 순위를 정했다는 것. 통상 도장시설은 자동차 생산 공장 공사에서 가장 많은 시간이 투입된다.
에릭 존슨(Eric Johnson) SJDA 프로젝트 책임자는 "골조 공사가 시작된 HMGMA 도장시설은 조립되는 차량에 다양한 페인트 색상을 적용하는 주요 제조 공정을 담당하는 곳이라는 점에서 이번 공사의 중요한 전환(significant turn)을 나타낸다"고 강조했다.
특히 공사 일정에 맞춰 전례 없는 속도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조기 완공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존슨은 "공사가 일정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기존 공급망을 활용해 부품을 공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생산 시기를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HMGMA는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에 연간 30만대 생산 규모로 지어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응하기 위해 당초 계획(2025년 1분기 생산)보다 6개월가량 앞당긴 2024년 3분기 가동을 목표하고 있다. 수요에 따라 최대 50만대까지 생산량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IRA는 지난해 8월부터 시행된 법안이다. 북미에서 최종 조립한 전기차에 한해 대당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가 세액공제되는 형태로 보조금 혜택을 제공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오는 18일부터 북미에서 만들거나 조립된 배터리 부품 50% 이상, 미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국가에서 채굴하거나 가공한 핵심 광물 40% 이상을 사용하면 각각 3750달러씩 보조금을 지급한다는 내용의 전기차 보조금 세부 규칙이 추가됐지만 '북미 최종 조립' 요건을 충족해야 하는 만큼 전기차를 모두 한국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현대차·기아는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된다.
공장 착공과 함께 현지 인력 고용을 병행하고 있다는 점도 조기 생산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혔다. 조지아주를 현지 최대 비즈니스 지역으로 만들겠다는 조지아 주정부의 계획 아래 서배너 경제개발청(SEDA) 포함 다양한 기관에서 HMGMA 인적 자원 확보에 나섰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조지아 인력개발청(WorkSource Georgia)의 경우 지난 2월 조지아 노동부 공식 홈페이지에 있는 '임플로이조지아'(EmployGeorgia)를 통해 HMGMA 직원 8000여명 채용에 나선 바 있다. <본보 2023년 2월 15일 참고 조지아 노동당국, 현대차 美 전기차 공장 인적 자원 '지원사격'>
한편 현대차·기아는 1분기(1~3월)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총 1만4703대를 판매, 3위를 기록했다. 단일 브랜드 기준 현대차는 지난달 출시한 아이오닉6에 대한 신차 효과로 전년 대비 25.0% 자릿수 증가한 8623대를 기록했다. 기아는 IRA에 따른 보조금 문제로 전년 대비 31.1% 감소한 6080대를 판매하는데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