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김형수 기자] 일본 롯데가 식품 위주로 이뤄진 기존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바이오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바이오 업체와 손잡고 월경전증후군 솔루션 개발에 나선다. 한국 롯데가 신성장 동력으로 바이오 사업을 낙점한 가운데 일본 롯데도 박자를 맞추며 신동빈 롯데 회장이 추진하는 '원롯데' 행보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롯데는 현지 다지털 바이오 전문기업 테크 닥터(Tech Doctor)와 협력한다. 월경전증후군과 관련 생체지표를 규명하고 해결책을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연구를 시작한다.
월경전증후군은 생리 시작을 3일~10일가량 앞둔 여성에게서 나타나는 두통, 부종, 초조함 등 다양한 신체적·정신적 증상이다. 여성에 따라 느끼는 증상 및 강도가 천차만별이라 아직 해명되지 않은 부분이 많고 해결책도 찾기 어려운 증후군으로 분류된다.
양사의 연구 목표는 월경전증후군 증상을 정량화하는 것이다. 3개월 동안 핏빗(Fitbit)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활용한 생체지표를 획득하고 월경전증후군 증상의 종류와 강도를 묻는 설문조사를 펼칠 예정이다. 테크닥터가 개발한 디지털 생체지표 개발 플랫폼 셀프베이스(Selfbase)가 데이터 분석에 이용된다. 데이터의 실시간 수집, 관리, 해석 기능을 갖춰 효율적으로 연구를 수행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일본 롯데에서 근무하는 직원 및 동거인 또는 가족 가운데 희망자를 중심으로 연구를 펼칠 계획이다. 18세~60세 사이의 여성이면 참가 자격이 있다. 이를 통해 파악한 월경전증후군 관련 정보를 바탕으로 증상을 개선할 수 있는 상품 및 서비스를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일본 롯데는 "'여성이 안고 있는 고민을 과학적으로 규명한다', '여성에게 적합한 상품 또는 서비스를 개발한다'를 두 축으로 삼아 여성이 건강하게 활약할 수 있는 사회를 조성하기 위한 활동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한일 롯데가 바이오 사업에 첫발을 내딛으면서 원롯데에 힘을 싣는 분위기다.
바이오는 롯데가 키우는 4개의 신사업 중 하나인 '헬스앤웰니스'와 연관돼 있다. 사업 진척도 빠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MS) 미국 시러큐스 공장 인수를 완료다.
일각에서는 첨단 소재 사업 확대에 바이오에 힘을 기울이는 롯데 행보의 밑바탕에 혁신을 강조하는 신 회장의 경영 철학이 깔려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마쓰카 겐이치 대표는 "롯데는 기술력을 지닌 일본 업체들과의 제휴를 바탕으로 한일 기술 활용해 글로벌 시장을 확대하기 위한 몇몇 프로젝트에 시동을 걸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