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김도담 기자] 지난해 화물선 화재로 포르쉐·아우디·벤틀리·람보르기니 차량 3965대가 수장되는 사고를 겪은 폭스바겐그룹이 1년여 만에 다시 대형선박 화재로 2857대의 차량을 잃을 위기에 빠졌다.
AP, 로이터 등 주요 통신사 및 외신에 따르면 26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해안을 지나던 대형 화물선 '프리멘틀 하이웨이'에 화재가 발생, 선원 1명이 사망하고 선내에 있던 모든 선원이 대피했다.
26일 자정 발생한 이번 화재는 현재까지 불길이 꺼지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 네덜란드 해안 경비대에 따르면 이 선박에는 2857대의 차량이 실렸으며 이 가운데 25대가 전기차다. 전기차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연소가 어렵기 때문에 화재가 며칠간 계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3월 폭스바겐그룹 차량 3965개를 실은 자동차 전용 화물선 '펠리시티 에이스'는 대형화재 발생 후 2주동안 표류하다 결국 침몰했다. 전문가들은 탑승한 전기 자동차가 화재 진압에 어려움을 끼쳤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펠레시티 에이스 호에는 포르쉐 1100대, 벤틀리 200대를 비롯해 람보르기니, 아우디, 폭스바겐 브랜드 차량이 선적된 것으로 알려졌다. 금액으로는 총 4억 달러(약 5100억원)에 달한다.
폭스바겐그룹은 '프리멘틀 하이웨이'에 실린 차량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밝히지 않았다. 다만 지난해 펠레시티 에이스 호에 버금가는 규모의 차량이 실린만큼 그 피해액도 그에 준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화재 선박에는 폭스바겐그룹 차량 외에 메르세데스-벤츠 차량 약 300대가 실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화재도 작년 사고처럼 불길을 진압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면 결국 선박이 표류하다 침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최악의 경우 300명에 달하는 고객이 자신의 차량을 한동안 받을 수 없게 되며 차량 및 선박에 실린 화석연료 등으로 인한 환경 오염 가능성도 적지 않다.
한편 최근 선박 화재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대형선박에서 보고된 화재는 200건으로 지난 10년 중 가장 많았다. 200건 가운데 43건은 화물선 및 컨테이너선에서 발생했다.
글로벌 보험회사인 알리인츠는 화물선 화재의 근본원인으로 해당 선박에 담긴 화물에 담긴 위험물이라고 지적, 전기차 및 여기 담긴 배터리 등과 같은 화재 발생 위험이 크고, 연소가 어려운 화물의 위험성을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