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윤진웅 기자] 프랑스 르노가 글로벌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새로운 전기 5인승 패밀리카 '세닉 E-테크'(Scenic E-Tech)가 유럽에서 디자인과 성능을 인정받았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 세닉 E-테크는 26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진행되는 제91회 제네바 국제 모터쇼(GIMS)를 앞두고 열린 미디어 행사에서 '2024 유럽 올해의 차'로 선정됐다. 디자인과 성능, 승차감, 품질 등에서 호평을 받으며 최종 결선에 오른 BMW 5시리즈와 푸조3008, △기아 EV9 △볼보 EX30 △BYD 씰 △토요타 C-HR 6개 모델을 압도적인 점수 차로 제쳤다.
유럽 올해의 차는 현지 자동차 업계에서 권위가 높은 상 중 하나로 여겨진다. 특히 이번 선정 과정은 다른 때보다 더 까다로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마라톤 테스트 방식으로 심사가 이뤄졌으며 심사위원으로는 유럽 전역에서 모인 58명의 자동차 전문 언론인들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2위는 BMW 5시리즈가 차지했다. 총 308점을 받았다. 푸조 3008는 197점으로 3위, 기아 EV9은 190점으로 4위에 올랐고, 이어 볼보 EX30과 BYD 씰이 각각 168점과 131점으로 5위와 6위에 이름을 올렸다. 토요타 C-HR은 127점으로 7위를 기록했다.
이번 수상 결과는 세닉 E-테크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세닉 E-테크는 르노가 지난해 9월 독일 뮌헨에서 열린 IAA 뮌헨 모터쇼(IAA Munich Motor Show)를 통해 공개한 순수 전기 5인승 패밀리카이다. CMF-EV 플랫폼을 기반으로 제작됐으며, △전장 4470mm △전폭 1900mm △전고 1590mm △휠베이스 2780mm로 중형 세그먼트급 크기를 갖췄다. 트렁크 용량은 545리터로 뒷좌석 폴딩 시 1670리터까지 늘어난다.
디자인은 지난 2020년 푸조에서 합류한 수석 디자이너 질 비달(Gilles Vidal)이 맡았다. 5세대부터 MPV에서 SUV로 장르를 옮기면서 디자인에 대대적인 변화를 줬다. 얇은 헤드램프와 보닛 라인, 날카로운 차체 디자인을 강조했고 그릴의 형상도 독특한 벌집무늬 형상을 적용했다. 질 비달은 세닉 E-테크에 앞서 라팔(Rafale) 디자인도 맡았었다.
인테리어는 메간-E테크와 유사하다. 두 개의 대형 화면(12.3인치 및 12인치)과 안드로이드 소프트웨어를 탑재했다.
트림은 60kWh급 배터리를 탑재한 기본형과 87kWh급 배터리를 장착한 고급형으로 두 가지로 나뉜다. 모두 폴란드산 LG에너지솔루션 NMC(니켈망간코발트) 배터리가 공급된다. 기본형은 WLTP 기준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는 420km이다.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가속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은 9.3초이며 최고 속도는 150km/h로 제한된다. 고급형의 경우 1회 충전 주행 거리는 620km로 기본형보다 200km나 많다.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소요 시간)은 8.4초, 최대 시속 170km이다.
이들 트림 모두 빠른 충전 기능을 갖추고 있지만, 기본형은 130kW의 충전 전력, 고급형은 150kW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또 고급형은 'Esprit Alpine'이라는 별칭과 20인치 휠도 적용된다. 20인치 휠은 푸조 408 과 마찬가지로 장식용 플라스틱 커버가 있는 비대칭 스포크가 특징이다.
아직 공식 출시 일정은 따로 나오지 않았다. 이르면 올해 상반기 중 글로벌 시장에 출시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세닉 E-테크 생산은 프랑스 두에 공장에서 맡는다. 생산에 필요한 재료의 24%를 재활용하고 추후 차량 90%를 재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친환경성을 극대화했다는 평가이다. 알루미늄 전면 후드와 도어 등 부품도 재활용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판매 가격은 4만5000~5만 유로 사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