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등용 기자] 지난 28일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이 취임 100일을 맞은 가운데, 같은날 KB국민은행 인도네시아 자회사인 KB부코핀은행도 사명을 변경하고 새 출발을 알렸다. 양 회장은 취임 후 글로벌 사업 강화를 천명해 온 만큼 이번 KB부코핀은행 사명 변경도 그 연장선 상에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B부코핀은행은 28일 사명을 KB 뱅크(KB Bank)로 변경했다.
로비 몬동 KB부코핀은행 부행장은 “KB부코핀은행은 혁신과 디지털 기술의 최전선에 있는 금융기관으로 변모하고 있다”면서 “이번 변화는 고객에 대한 신뢰와 탁월한 서비스로 새로운 장을 열겠다는 우리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970년 설립된 부코핀 은행은 2014년부터 보소와 그룹이 지배해왔다. 이후 2016년부터 자산 건전성이 악화하기 시작했으며 2017년엔 부실채권(NPL) 비율이 8.54%까지 치솟았다. 이는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OJK) 기준치인 5%를 훨씬 상회하는 수치다.
이 같은 어려움 속에서 부코핀 은행은 지난 2018년 자본 확충을 위해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했고, 국민은행이 지분 22%을 1164억원에 취득하며 2대 주주로 올랐다. 지난 2020년에는 두 차례 유상증자를 통해 지분율을 67%까지 끌어올리며 최대주주가 됐다.
이번 KB부코핀은행의 사명 변경은 양 회장 취임 100일에 맞춰 이뤄졌다는 측면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11월21일 공식 취임한 양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글로벌 리딩 금융으로의 도약을 천명한 바 있다.
양 회장은 취임사에서 “윤종규 회장이 추진해 온 중장기 자본 전략 방향과 주주 환원 정책에 적극 부응하고 이를 한층 더 발전시켜 나가겠다”며 국내 리딩금융을 넘어 글로벌 리딩금융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특히 KB부코핀은행의 경영 정상화는 시급한 과제다. KB부코핀은행은 지난해 4조8152억 루피아(약 41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는데, 올해 1월에도 5123억6000만 루피아(약 440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이는 지난해 1월 651억6000만 루피아(약 55억원)보다 크게 증가한 수치다.
양 회장은 KB부코핀은행에 대해 “전반적인 지배구조와 방향성, 비용절감 측면에서 틀을 잡고 있다”며 “영업력 강화와 IT(정보기술) 시스템 구축 등으로 빠른 시일 내에 정상화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