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무역 '스캇' 친정체제, 시작부터 삐그덕…법적공방 예고

비아트 자우그 CEO "해고, 법적 절차 밟아야"
스캇 "이사회, CEO 해고 권한…법적 사안 아냐"

 

[더구루=김형수 기자] 영원무역이 성기학 회장이 꺼내든 자회사 스위스 자전거업체 스캇(Scott)의 친정체제 구축에 시작부터 빨간불이 켜졌다. 최근 인사에서 물러난 비아트 자우그(Beat Zaugg) 전 최고경영자(CEO)가 부당한 인사 조치라고 주장하며 법정 공방을 예고했다. 

 

비아트 자우그 전 CEO는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스위스 스포츠 퍼블리싱(Swiss Sports Publishing GmbH)이 발행하는 자전거 전문지 라이드(Ride) 등 외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본인이 스캇의 CEO라고 주장했다. 비아트 자우그 전 CEO가 최근 단행된 스캇 인사에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그는 "한국적인 인사 방식일지는 몰라도, 스캇의 가치와 유럽의 가치관에 부합하지는 않는다"면서 "추후 통지가 있을 때까지 자리를 지킬 것이며, 나를 해고하려면 법적 절차를 거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아트 자우그 전 CEO는 본인의 이사회 의장 임기는 계약에 따라 오는 2030년까지이며, 이사회를 소집하는 것은 자신의 역할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번 인사는 회사와 직원들을 불안정하게 만들기 위해 이뤄진 것이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스캇과의 법적 다툼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스캇은 이사회가 비아트 자우그 CEO를 해임하기로 했으며, 지난주에 비아트 자우그 CEO에게 해임 결정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다만 구체적 해임 사유는 공개하지 않았다.

 

스캇은 비아트 자우그 자리에 김주원 영원무역홀딩스 전무를 전진배치했다.

 

김 전무는 오너인 성 회장과 오랜 기간 친분을 쌓아왔고 두터운 신임을 받아온 것으로 전해진다. 그의 발탁으로 글로벌 경기 둔화 등으로 부진에 빠진 스캇의 돌파구를 모색하려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 전무는 모건스탠리, 뱅크오브아메리카, 크레딧 스위스 등에서 근무하다 지난 2022년 영원무역홀딩스로 자리를 옮긴 인물이다. 영원무역홀딩스 미래성장전략팀 전무를 맡아 신성장동력 발굴을 주도했다.<본보 2024년 4월 1일 참고 영원무역, 자회사 '스캇' 금융통 김주원 CEO로 임시 발탁…친정체제 구축>

 

영원무역 측은 "비아트 자우그 CEO가 해고됐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을 이해한다"면서도 "그러나 이번 건은 법과는 무관한 사안이다. 이사회는 회사의 최고 의사결정기관으로 CEO와의 계약을 종료할 수 있는 권한을 지니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성기학 회장은 이번 인사를 통해 "스캇은 이번 대표 교체를 계기로 현재 위기에서 벗어나 시장점유율을 늘리고 성장을 이어나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테크열전

더보기




더구루인사이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