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LG화학이 아크릴로니트릴·부타디엔·스티렌(ABS)를 생산하는 중국 광동성 후이저우(혜주) 공장 증설을 검토한다. 글로벌 생산능력을 확대해 세계 1위 ABS 업체로서 입지를 다진다.
29일 후이저우시위원회 기관지인 '후이저우 데일리'에 따르면 주은정 LG화학 후이저우법인 법인장(상무)은 "LG화학은 후이저우시의 경제 발전을 돕기 위해 ABS 공장 생산능력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LG화학은 연구개발(R&D)과 기술 혁신에 중점을 두고 발전해 특수 ABS 제품과 컬러, 고급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며 "앞으로도 당사의 장점을 활용해 녹색 생산을 장려하고 제품 품질과 부가가치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고품질 개발을 달성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LG화학 후이저우 공장은 중국 3대 석유화학업체 중 하나인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와의 합작 시설이다. 2009년 합작 공장 설립 계약을 체결하고 2011년 준공했다. 초기 투자비는 3억7000달러이며 양사가 각각 지분 절반씩 보유하고 있다.
가동 후 2019년과 2022년 두 차례에 걸쳐 증설을 단행한 바 있다. 현재 연간 45만 톤(t)의 ABS를 이 곳에서 생산한다. LG화학은 닝보에도 ABS 생산법인을 보유하고 있다. 후이저우와 닝보 공장(80만t)의 ABS 생산능력을 모두 합치면 중국에서만 연간 125만t에 이른다. 후이저우 공장 증설 규모에 따라 생산량은 늘어날 전망이다.
ABS는 내열성과 내충격성 등이 우수한 고기능성 플라스틱이다. 가공성이 뛰어나고 다양한 색상 구현이 가능해 완구류는 물론 자동차, 가전, IT기기 등 다양한 제품의 소재로 활용된다.
주 법인장은 후이저우시의 기업 친화적 정책과 지리적 이점을 강조했다. 그는 "후이저우시가 승인 절차 단순화, 수출세 환급 서비스 제공, 정책 서비스팀의 신속한 지원, 지적재산권 보호 강화 등 일련의 조치를 도입한 덕분에 R&D, 생산, 판매에 집중할 수 있었다"며 "위치 면에서도 후이저우 항구가 있어 원자재와 제품의 수출입이 매우 편리하며 석유화학 구역의 산업 집적 효과가 뚜렷해 회사는 안정적인 공급과 경쟁력 있는 원자재를 쉽게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후이저우시는 중국 웨강아오(광동, 홍콩, 마카오) 대만구 동쪽 해안에 자리 잡고 있는 무역 요충지다. LG·SK 등 국내 기업은 물론 소니, AGC, TCL테크, 디세이그룹 등 5000여 개의 글로벌 기업이 진출해 있다. 2023년 기준 지역 내 총생산(GRDP)은 1000억 위안(약 19조원)에 육박한다.
한편 LG화학은 세계 ABS 시장 점유율 1위 업체다. △한국 여수 △중국 닝보·후이저우 △미국 오하이오에 ABS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 공장은 지난 2022년 착공했으며, 올 2월 당국으로부터 전기 공급 권한을 확보하고 가동 준비를 마쳤다. 연간 3만t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