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中 수출 규제 수혜주' 넥스틴, 도시바와 공급 논의

박태훈 대표, 싱가포르 경제 매체 '더월드폴리오' 인터뷰
코로나19로 중단된 공급 협상 재개…이지스 납품 검토
美·日에 수출 확대

 

[더구루=오소영 기자] 반도체 검사 장비 업체 넥스틴이 일본 도시바와 장비 공급 협상을 재개한다. 중국에 이어 일본과 미국으로 공급을 확대해 성장을 도모한다. 글로벌 시장에서 '30% 점유율'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17일 싱가포르 경제 매체 '더월드폴리오' 등 외신에 따르면 박태훈 대표는 지난 15일 인터뷰에서 "도시바와 논의를 다시 시작했다"고 밝혔다. 


넥스틴은 지난 2020년 도시바와 웨이퍼 검사 장비 '이지스-디피(AEGIS-DP)' 공급을 추진했지만 코로나19로 협상을 중단해야 했다. 박 대표는 "팬데믹으로 인해 관계가 단절됐었다"며 "이제 이지스2(AEGIS-2)와 이지스3(AEGIS-3) 등 대폭 업그레이드된 버전으로 새롭게 (협상을) 시작했다"고 부연했다. 이어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지만 프로세스를 신속히 진행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넥스틴은 산란광으로 웨이퍼 결함을 확인하는 다크 필드, 반사광을 이용해 결함을 발견하는 브라이트 필드 모두 지원하며 검사 장비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이전 대비 검사 속도가 30% 빠른 3세대 장비 '이지스3'를 개발해 중국 고객사에 공급했다. 작년 4분기부터 매월 중국에서 수주 쾌거를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표는 넥스틴의 가파른 성장에 중국 시장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긴장으로 중국 기업들이 미국을 제외하고 장비 공급사를 물색하며 넥스틴이 대안으로 자리매김했다"며 "2020년부터 2023년까지의 성장은 중국 시장에 의해 크게 주도됐다"고 밝혔다. 실제 지난해 전체 매출의 약 80%를 중국에서 거뒀다.

 

박 대표는 "2023년 이후 미국과 일본으로 확장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도시바와의 재협상도 중국을 넘어 해외 보폭을 넓히려는 차원에서 의미가 있다. 협상이 진전돼 실제 수주로 이어지면 넥스틴은 중국에 대한 매출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 수요처를 다각화하며 궁극적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30%의 점유율을 확보하겠다는 포부다.


박 대표는 다크 필드와 브라이트 필드의 경쟁 여부에 대한 의견도 밝혔다. 그는 "1990년대에는 KAL의 브라이트 필드와 텐코 (인스트루먼츠)의 다크 필드간 경쟁이 있었고 당시 저는 KAL에서 근무하며 경쟁에 참여했다"며 "하지만 KAL이 텐코와 합병하며 직접적인 경쟁은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경쟁보다 둘을 조합하려는 니즈가 강하다고 봤다. 그는 "브라이트와 다크 필드는 각각 고유한 특성이 있다"며 "고객은 특정 요구사항에 맞게 두 기술을 조합해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경향이 KAL과 넥스틴의 기술 협업으로 이어지고 결국 넥스틴에 사업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박 대표는 예측했다.

 

박 대표는 "아이리스(IRIS)와 다중비초점면(TSOM)을 비롯해 완전히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 시장을 개척하겠다"고 포부를 내비쳤다. 아이리스는 3차원(3D) 낸드플래시의 하층부를 검사하는 장비다. 다양한 초점에서 여러 이미지를 촬영하는 TSOM 기술이 접목돼 보다 꼼꼼한 검사를 가능케 한다. 넥스틴은 지난해 아이리스2 개발에 성공해 SK하이닉스에 공급을 추진한 바 있다.

 

넥스틴은 지난 2022년 정전기 제거 기술 업체인 자이시스도 인수했다. 회로 폭이 7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이하로 좁혀지면서 움직임을 멈춘 '정전기'는 웨이퍼를 망가뜨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미세 공정으로 갈수록 정전기 제거 기술이 중요해지면서 넥스틴은 자이시스 인수를 결정했다. 자이시스의 기술력을 활용해 효율적으로 정전기를 제공할 장비를 개발 중이다. 박 대표는 "현재 정전기가 수율에 미치는 영향은 5% 미만"이라며 "극자외선(EUV) 공정 수율이 80% 초과할 때 정전기 제거 장비의 이점이 발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공정용 새 장비인 크로키의 출시도 언급했다. 박 대표는 "다가오는 해 2분기에 고객 중 한 곳에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넥스틴을 이끄는 동안 꿈이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에는 '사람들의 삶에 기쁨을 주는 회사'라고 답했다. 박 대표는 "넥스틴이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큰 회사는 아닐지라도 최고가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팀원들에게 지속적으로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자신의 포부를 완성차에 빗대며 "BMW나 페라리 규모의 제품을 생산하지 못하더라도 사랑받는 비틀과 같은 제품을 만들기를 열망할 수 있다"며 "많은 사람들이 비틀을 운전하며 진정한 행복을 경험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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