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SK그룹이 중국에서 특허 포트폴리오 확보에 팔을 걷어 붙였다. 올해에만 200건에 가까운 특허를 취득하며 중국 내 특허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는 양상이다. 배터리부터 반도체 소재, 폐플라스틱 재활용, 무선 통신 등 그룹 핵심 계열사의 주력 사업에 대한 기술 경쟁력을 강화해 현지 시장 공략에 고삐를 죈다.
4일 중국 국가지적재산권국(CNIPA)에 따르면 CNIPA는 지난 5월 SK이노베이션, SK온, SK텔레콤 등이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출원한 특허 75건을 허가했다. 월 초부터 3~4일 간격으로 9일에 걸쳐 승인 절차가 이뤄졌다.
SK그룹이 지난달 승인 받은 특허 수는 올해 월 기준 가장 많았다. 앞서 CNIPA는 △1월 32건 △2월 22건 △3월 29건 △4월 38건의 특허권을 내준 바 있다. 1월 대비 2배 이상 많은 특허를 승인 받았다.
△SK이노베이션 △SK온 △SK텔레콤 △SK가스 △SK케미칼 △SK지오센트릭 △SK넥실리스 △SK엔펄스 △SK바이오사이언스 등 SK그룹 내 9개 계열사가 지난달 특허를 취득했다. SK이노베이션과 SK온, SK텔레콤을 제외한 기업들의 특허 취득은 한자릿수에 그쳤다.
중국에서 단독·합작으로 사업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는 SK온이 단연 가장 많은 36건(공동 특허 포함)의 특허를 승인받았다. SK온은 배터리 모듈과 팩부터 분리막 등 핵심 소재 개발에 주력했다. '리튬이차전지로부터 리튬전구체를 회수하는 방법(특허번호 CN118077086A)' 등 재활용 기술도 확보했다.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과 공동 출원한 특허들도 있다. '리튬이차전지용 전해질 및 이를 포함하는 리튬이차전지(특허번호 CN117996185A)' 등 전해질, 양극·음극재 등을 개발하는 데 의기투합했다.
SK이노베이션은 SK온은 물론 SK지오센트릭과의 공동 연구가 눈에 띄었다. '폐자원을 활용한 폐플라스틱의 열분해 방법(특허번호 CN118103481A)' 등 친환경 정제원료로 각광받고 있는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활용 기술이 주를 이뤘다. 에틸렌 아크릴산(EAA) 하위 제품인 아이오노머(I/O)에 대한 기술 특허인 '아이오노머 조성물 및 이로부터 제조된 아이오노머 멤브레인(특허번호 CN118047992A)'도 확보했다.
SK텔레콤은 17건의 특허를 확보하며 SK온과 SK이노베이션의 뒤를 이어 많은 특허권을 손에 넣었다. 무선 통신과 비디오 데이터 활용 방안에 대한 기술이 주를 이뤘다. '랜덤 액세스 기반 업링크 다중 사용자 전송을 위한 무선 통신 단말기 및 무선 통신 방법(특허번호 CN118019139A)'는 웰러스 표준 기술 연구소(Wellers Institute for Standards and Technology)와의 협력으로 이뤄낸 성과다.
같은 기간 SK엔펄스와 SK케미칼은 각각 2개, SK가스와 SK바이오사이언스, SK넥실리스 등 3사는 각각 1개의 특허를 인정받았다. 각 사의 주요 사업과 관련된 기술 특허권을 확보했다. 눈여겨 볼 점은 중국에 거점을 두지 않은 SK가스와 SK넥실리스도 특허 획득에 나섰다는 점이다. 지난달 특허를 승인받은 SK그룹 9개사 중 SK가스와 SK넥실리스는 중국에 거점을 두지 않고 있다. 중국 시장 확대를 염두에 두고 사전 준비를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