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윤진웅 기자] 현대자동차 일본 판매가 제자리에 선 채 옆으로 움직이는 '게걸음' 행보를 보이고 있다. 다만 로컬 완성차 브랜드의 전기차 판매가 사실상 '제로'(0)이라는 점에서 향후 존재감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7일 일본자동차수입조합(JAIA)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달 일본 시장에서 총 23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월(39대)과 비교하면 절반 가량 축소된 수치다. 전체 점유율 0.1% 수준이며, 전기차 점유율 1% 안팎이다. 다만 올들어 5월 까지 누적 판매량은 317대로 전년 동기 대비(199대) 160% 증가했다.
현대차와 현지 수입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중국 비야디(比亞迪·BYD)는 같은 달 총 101대를 판매했다. 현대차와 비교해 4배 더 많이 팔았다. 올해 들어 누적 판매량은 현대차 보다 618대 많은 935대를 기록했다. 소형 전기 SUV 모델 '아토3'(ATTO3)가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가격 경쟁력이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1회 충전 주행거리 480km의 성능을 갖춘 아토3 현지 판매 가격은 440만엔(한화 약 4418만 원)으로 동급 일본 브랜드 전기차와 비교해 100만엔(약 1004만 원)가량 저렴하다.
다만 현대차와 비야디의 현지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일본 정부가 전기차 인프라 확대를 위한 규제 완화를 추진하고 있어서다. 무엇보다 토요타 등 로컬 브랜드가 전기차 개발에 소극적이라는 점에서 수요가 몰릴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올해 일본 수입 전기차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40% 증가한 1500여 대로 집계됐다. 21개월 연속 증가세다. 전체 수입차 시장에서 수입 전기차 시장이 차지하는 비율은 10% 까지 늘었다.
한편, 현대차는 지난 2009년 말 철수한 이래 12년 만에 일본 시장에 재진출했다. 지난 2022년 일본법인명을 현대자동차재팬에서 현대모빌리티재팬으로 변경하고 일본 승용차 마케팅 관련 부서를 신설하는 등 현지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