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윤진웅 기자] 테슬라가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을 비롯해 안방인 미국에서도 점유율이 줄면서 올해 판매 목표는 커녕 지난해 판매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새로운 모델 출시를 통한 신차 라인업 강화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상반기(1~6월)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총 83만 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대비 6.5% 감소한 수치이다. 1분기(1~3월)와 2분기(4~6월) 각각 전년 대비 8.5%와 5% 축소되며 2012년 이후 처음으로 1~2분기 연속 판매량이 줄었다.
특히 중국 시장 판매 부진이 판매 하락 폭을 키웠다. 중국산 전기차 판매가 전년 대비 24% 두 자릿수 급감했다. 로컬 브랜드 전기차 포트폴리오가 확대됨에 따라 중국 운전자들은 선택 폭이 넓은 국산 브랜드를 선택하고 있어서다.
안방인 미국 시장에서도 뒷걸음질 쳤다. 자동차 시장조사기관 '콕스오토모티브'(Cox Automotive)에 따르면 테슬라는 2분기 미국 시장에서 전년 대비 15% 두 자릿수 하락한 14만8000대로 추산된다. 여전히 미국 전기차 시장 절반 수준을 차지하고 있지만, 다른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 전기차 판매가 급증하고 있는 시기라는 점에서 입지 축소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올해 목표치인 200만 대 판매 달성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판매 추세가 이어질 경우 지난해 판매량(180만 대)을 넘기기도 어렵다. 하반기 100만 대 이상을 판매해야 지난해와 같은 수준으로 올해를 마무리할 수 있지만,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업계의 평가다. 하반기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상반기보다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판매량 회복을 위해서는 새로운 모델을 출시해야 한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더는 모델3와 모델Y에 의지해선 안 된다는 의견이 많다. 실제 올해 테슬라 모델3와 모델Y 출하 비중은 95%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모델S와 모델X, 그리고 사이버트럭은 일부 마니아층에서만 구매가 이뤄진다는 점에서 판매량 확대에 실질적인 영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모델과 페이스리프트 버전 출시에 적극 나서야 할 때"라며 "모델3와 모델Y, 모델S와 모델X 사이를 채울 수 있는 새로운 차종도 선보여야 한다"며 "테슬라는 3열 SUV와 미니밴 등 미국에서 가장 잘나가는 세그먼트들을 놓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가격 인하 정책과 슈퍼차저 네트워크 우수성에 대한 홍보전이 뒷받침된다면 충분히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