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국내 반도체 설계자산(IP) 스타트업 '파네시아(Panmnesia)'가 새로운 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CXL) 솔루션을 개발했다. 그래픽처리장치(GPU) 용량 한계를 돌파,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처리해야 하는 인공지능(AI) 메모리 해결사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4일 파네시아에 따르면 회사는 최근 GPU 메모리 용량을 확장하는 CXL IP 솔루션 'CXL-옵트(Opt)'를 공개했다. CXL 프로토콜을 활용해 PCIe(PCI 익스프레스) 규격 기반 D램 또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를 GPU에 연결하면 된다.
기존에는 GPU에 내장된 메모리를 기반으로 용량이 한정됐다. 이용자들은 CXL-옵트를 통해 더 많은 외부 메모리카드를 손쉽게 연결할 수 있다. 고성능 AI 구현을 위해 추가 GPU를 구입하는 대신 상대적으로 저렴한 범용 D램이나 낸드플래시를 연결해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셈이다.
GPU에는 D램과 SSD를 지원하는 CXL 로직 패브릭과 하위 시스템이 없어 메모리 확장을 위해 CXL을 통합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파네시아는 여러 루트 포트와 호스트 관리 장치 메모리(HDM) 디코더가 있는 호스트 브리지를 갖춘 'CXL 3.1 호환 루트 컴플렉스(RC)'를 개발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자체 테스트 결과, 파네시아는 CXL-옵트가 최적화된 컨트롤러가 두 자릿수 나노초 대기 시간을 달성하고 읽기·쓰기 대기 시간을 최소화해 실행 시간을 1.66배 더 줄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통합가상메모리(UVM)와 삼성전자와 메타가 개발한 CXL 프로토타입과 비교한 결과 각각 3.22배, 1.65배 많은 명령어 처리 횟수(IPC)를 보였다.
CXL은 GPU와 △중앙처리장치(CPU) △메모리스토리지(저장장치) △D램 간의 유기적 연결을 위해 각 컴퓨팅 시스템을 하나의 인터페이스로 통합해주는 기술이다. 데이터 처리 속도는 물론 메모리 용량 확장성까지 크게 개선,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메모리반도체 업체는 물론 인텔, 구글, 메타, 엔비디아, AMD 등 글로벌 기업들 모두 CXL 기술 도입을 위해 컨소시엄을 꾸리고 생태계 확대에 협력하고 있다.
파네시아는 카이스트(KAIST) 전기·전자공학부 교수인 정명수 대표가 카이스트 출신 석박사들과 지난 2022년 설립한 교원창업 회사다. 정 대표가 이끈 연구팀은 CXL이라는 개념이 등장하기 이전인 2015년부터 CXL기술의 핵심인 컴퓨터간의 데이터 공유화 기법에 대해 연구를 진행해왔다. 성장성을 인정받아 잇따라 투자 유치를 성공하며 현재 1034억원 수준의 기업 가치를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