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EU '배터리 탄소발자국 규제' 우려 목소리

EU, 제조국 에너지 믹스 현황 반영해 계산 검토
이용걸 담당, 폴란드 뉴모빌리티협회 통해 입장 밝혀
"현실 반영 못한 규제…유럽 기업 경쟁력 사라져"

 

[더구루=오소영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유럽에서 검토 중인 탄소배출 규제에 공식적으로 우려를 표했다. 전기차 배터리의 탄소발자국을 계산할 때 제조국의 에너지 전환 성과까지 반영한다면 폴란드 내 투자가 위축된다고 지적했다. 주요 석탄 생산국인 폴란드는 재생에너지원 비중이 아직 크지 않아서다. 에너지 전환이 빠르게 진행된 서유럽과 시작 단계인 동유럽의 차이를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5일 폴란드 뉴모빌리티협회(Polskie Stowarzyszenie Nowej Mobilności, 이하 PSNM)에 따르면 이용걸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법인 담당은 "국가 에너지 믹스를 기반으로 한 탄소배출량 계산법은 시장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유럽연합(EU) (규제는)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특히 당사는 유럽 배터리 산업을 위해 경쟁력 있고 현대적인 생산 인프라를 구축하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더욱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이 담당이 문제 삼은 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에서 논의 중인 배터리의 탄소발자국 계산법이다. EU는 작년 7월 배터리 전체 수명 기간 동안 탄소발자국을 계산하는 방안을 포함해 새 배터리 규정을 승인했다. 이어 계산법 중 하나로 배터리 생산국의 에너지 구조를 반영하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전력구매계약(PPA)과 발전량의 일정 비중이 재생에너지임을 표기하는 원산지 보증을 통해 배터리 제조국이 재생에너지원을 얼마나 확보했는지 확인하자는 것이다. 

 

유럽은 앞서 '공급망 실사 지침(CSDDD)'도 발효했다. 2027년부터 EU에서 영업하는 기업은 자사뿐 아니라 협력사 활동까지 인권·환경에 끼치는 부정적 영향을 조사하고 시정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배터리 업계도 긴장하고 있다.


특히 탄소발자국 규제안은 폴란드에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폴란드는 유럽연합(EU) 내 두 번째 석탄 생산국이다. 석탄화력 비중도 높다. 전체 전력 생산량의 약 70%를 석탄화력에서 얻고 있다. 석탄화력 폐쇄에 따른 현지 산업의 급격한 위축을 우려해 EU 국가 중 유일하게 2050년 탄소중립 목표 대신 2049년까지 석탄 광산을 폐쇄하기로 약속했다. 이처럼 신재생에너지 도입이 더딘 상황에서 유럽의 탄소발자국 규제는 폴란드 산업, 나아가 LG에너지솔루션에 큰 타격이 될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16년부터 브로츠와프에 배터리 공장을 운영했다. 아우디와 포르쉐, 로노, 폭스바겐 등에 배터리를 공급하며 현재 7000명 이상의 직원을 뒀다. 2025년까지 연간 생산능력을 100GWh로 키우기로 하며 투자를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유럽의 규제는 주요 변수다. 이 담당은 "제안된 방법론을 채택하면 유럽 기업의 대부분이 경쟁력을 상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필립 가브리엘레비츠 PSNM 배터리 위원회 위원장도 "EC가 고안하고 있는 규정은 개별 회원국 간 차이를 고려하지 않으며 실제로 많은 공장의 폐쇄를 불러올 수 있다"며 "이는 폴란드뿐만 아니라 중·동부 유럽(CEE) 지역 내 다른 국가에도 적용된다"고 강조했다. 

 

결과적으로 유럽의 자동차 산업 발전을 저해한다고 봤다. 가브리엘레비츠 위원장은 "생산능력 악화는 EU 자동차 산업의 독립에 매우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라며 "운송 분야의 기후 목표 달성 가능성에도 의문이 제기될 것"이라고 말했다. 

 

PSNM 이사회 멤버인 알렉산더 라치는 "(EU가 검토하는 규제는) 이미 재생에너지원이나 원전을 사용하는 회원국 내 (배터리) 제조사들에 명백히 유리하다"며 "공급망을 탈탄소화는 노력은 필수이며 이는 우리가 분명히 동의하는 방향이지만 정치·경제적 이유로 서유럽 국가보다 훨씬 늦게 에너지 전환을 시작할 국가를 고려해 공정한 방식으로 이 목표(탄소중립)를 달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폴란드 배터리 팩 제조·판매 기업 ICPT(Impact Clean Power Technology)도 불공정성을 주장했다. 바르텍 크라스 부사장은 에너지 전환을 시작한 CEE의 투자 유치 기회 박탈을 우려했다. 


코트라에 따르면 폴란드는 지난해 유럽 전기차 배터리 생산량의 약 30%를 차지했다. 올해 1분기 배터리 수출액은 120억 즈워티(약 4조1400억원) 이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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