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美 CMO 직책 '부활'…북미 마케팅 조직 개편 원점 '난감'

안젤라 제페다 CCO 돌연 퇴사로 업무 공백 발생
신임 CMO와의 관계 재조명, 무리한 인사 배경 지적

 

[더구루=윤진웅 기자] 현대자동차 미국판매법인(HMA)가 최고마케팅책임자(CMO) 직책을 다시 부활시켰다. 현지 실적 향상에 불을 지피기 위해 야심차게 진행한 마케팅 조직 개편이 원점으로 돌아갔다. 직원간 관계를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인사가 배경이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미국판매법인(HMA)은 최근 션 길핀(Sean Gilpin) 글로벌 영업 마케팅 총괄을 최고마케팅책임자(CMO)로 임명했다. 안젤라 제페다(Angela Zepeda) 최고크리에이티브책임자(CCO)가 지난 23일 돌연 퇴사를 결정하면서 마케팅 업무에 공백이 발생해서다.


앞서 HMA는 이달 초 마케팅 부서를 마케팅 크리에이티브 팀(marketing creative team)과 마케팅 성과팀(marketing performance team) 등 2개 부문으로 확대해 개편했다. 당시 HMA는 팀별 수장으로 각각 안젤라 제페다 CCO와 션 길핀 글로벌 영업 마케팅 총괄을 임명했는데 이 때 안젤라 제페다의 직책을 CMO에서 CCO로 변경했었다. <본보 2024년 8월 1일 참고 현대차, 美 마케팅 조직 확대 개편…북미 공략 가속화>

 

이에 따라 션 길핀(Sean Gilpin) 신임 CMO는 글로벌 영업 마케팅 총괄직을 겸해 △미디어 구매△고객 커뮤니케이션 △마케팅 재무 관리 등 기존 글로벌 영업 마케팅 총괄 업무와 △소셜 네트워크 브랜드 체험 마케팅 △다문화 마케팅 등 마케팅 크리에이티브 팀 업무까지 진두지휘하게 됐다.

 

랜디파커 HMA 최고경영자(CEO)는 "션은 마케팅과 광고에 새로운 사고방식과 전략을 가진 재능 있는 리더"라며 "현대차의 혁신과 모빌리티 리더십, 미래 모빌리티 비전에 대한 소비자의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엄청난 역량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차 브랜드 이미지와 인지도를 제고하고 그간 모멘텀을 이어갈 적임자라고 비행기를 태웠다.

 

하지만 사실상 마케팅 조직 개편이 원점으로 돌아간 것이나 다름 없다. CMO 직책 부활로 다시 마케팅 부서가 1인 체제로 돌아가게 됐기 때문이다. 부서를 나눠 현지 맞춤형 마케팅 전략을 더욱 촘촘하게 만들겠다고 약속한 HMA의 입장만 난처해졌다.

 

안젤라 제페다 CCO가 사직서를 제출한 배경은 따로 밝혀지지 않았다. 자동차 산업계를 떠나 새로운 직책을 찾기로 했다는 취지의 말만 남긴 것으로 전해진다. 랜디파커 HMA CEO 역시 안젤라 제페다 CCO의 퇴사 배경은 밝히지 않은 채 "현대차 미국 사업 성장에 크게 기여한 안젤라의 노고에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며 "안젤라의 리더십은 현대차 현지 입지를 높였고 창의성과 혁신에 대한 그녀의 확고한 의지는 마케팅 팀과 파트너에게 지속적으로 영감을 주어 영향력 있는 결과를 제공했다"고만 밝혔다.

 

업계는 안젤라 제페다 CCO가 지난 조직 개편에 불만을 품은 것으로 보고 있다. CMO에서 CCO로 갑작스럽게 직책이 변경된 데다 그간 이끌어 오던 마케팅 팀을 둘로 쪼개면서 입지가 축소됐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션 길핀 CMO는 과거 안젤라 제페다가 HMA CMO를 지내던 시절 영업 마케팅 수석 매니저로 활동하며 그녀의 밑에서 일을 배우던 입장이었다"며 "이번 마케팅 조직 개편으로 직책까지 바뀐데다 옛 부하 직원과 동등한 입장에서 업무를 진행하는 게 불만이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션 길핀 CMO는 지난해 7월 현대차에 재입사했다. 입사 전 현대차·기아의 글로벌 마케팅을 담당하는 이노션 USA에서 최고사업책임자를 지냈었다.










테크열전

더보기




더구루인사이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