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SK온이 일본 IHI 코퍼레이션의 북미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BESS) 자회사와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해 힘을 합친다. 2021년 체결한 업무협약(MOU)을 구체화했다. SK온의 배터리가 들어간 ESS 완제품을 조립하고 판매한다. 에너지 전환과 전기차 캐즘(일시적인 수요 정체)으로 주목받고 있는 ESS 사업을 확대한다.
미국 아이에이치아이 테라썬 솔루션(IHI Terrasun Solutions, 이하 IHI 테라썬)은 11일(현지시간) SK온과 북미 BESS 사업 협력 강화를 위한 MOU를 맺었다고 밝혔다.
이번 MOU는 SK온이 분사되기 전인 지난 2021년 SK이노베이션과 IHI 테라썬이 체결한 MOU의 한 단계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이전 MOU에서 양사가 사업 협력에 합의했다면, 이번은 역할을 더욱 명확히 했다. <본보 2021년 7월 2일 참고 [단독] SK이노베이션, 美 ESS시장 출사표…테라썬과 MOU>
SK온이 ESS용 배터리 공급하고, IHI 테라썬은 시스템 통합(IS)을 맡는다. IHI 테라썬은 SK온의 ESS용 배터리에 변압기와 소프트웨어 등을 더해 완제품을 만들고 북미 시장에 판매한다. 향후 양사는 배터리 스펙을 포함한 세부 협상을 이어가 이른 시일 내에 본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ESS는 쓰다 남은 전력을 저장해 전력이 필요할 때 출력할 수 있어 재생에너지의 불안정성을 보완할 수 있다.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소와 연동되면서 수요가 늘고 있다.
특히 미국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라 ESS를 신규 설치한 기업에 비용의 30~40%를 세액공제하는 혜택을 제공한다. 신축 주택에 ESS 설치를 권고하고 100% 수준의 보조금을 지급한다. 가정·상업용 수요가 증가하며 올해 미국 상반기 신규 ESS 설치량은 세계 최대치였다. 미 에너지관리청(EIA)에 따르면 상반기 신규 설치 규모는 총 4.2GWh에 달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우드맥킨지는 미국 내 ESS 누적 설치용량이 오는 2031년 600GWh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기차 업계는 빠르게 성장하는 ESS를 캐즘의 돌파구로 보고 있다. SK온도 예외는 아니다. SK온은 올해 국내 최대 배터리 전시회인 '인터배터리'에서 ESS 제품을 공개했다. ESS 모듈을 직·병렬로 이은 차세대 DC블록을 실제 크기보다 10분의 1 작은 모형으로 선보였다. 국내 처음으로 북미 ESS 화재 안전 인증을 받은 열 확산(Thermal Propagation) 방지 솔루션도 소개하며 ESS의 안전성을 홍보했다.
최대진 SK온 ESS사업담당(부사장)은 "미국에서 ESS 사업을 지속 확장할 예정인 만큼 IHI 테라썬은 SI·소프트웨어·서비스 분야에서 가장 적합한 파트너"라며 "더 나은, 더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첨단 기술과 혁신을 이루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이러한 가치를 IHI 테라썬과도 공유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