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홍성일 기자] 인공지능(AI)이 미국 의료시스템 진화 과정에 핵심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AI가 질문에 답변하는 것을 넘어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분야까지 범위를 확장하는 모양새다.
13일 시장조사기관 그랜드 뷰 리서치의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AI 의료 시장은 2023년 97억 달러(약 13조1000억원)에 달했다. 그랜드 뷰 리서치는 미국 AI 의료 시장이 향후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나가 2030년까지 연평균 35.8%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AI 의료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것은 고령화의 영향으로 큰 압박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고령이 될수록 만성질환과 복합적인 건강 문제를 겪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의료 수요가 늘어난다. 하지만 미국의 의료 인력은 상황 변화에 대처하기에 부족한 상황이다. 이런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의료 시스템은 장기적인 치료 관리에 집중하는 지속 가능한 시스템으로 진화하는 것을 선택했다.
이런 미국 의료 시스템 진화의 중심에는 AI가 있다. 현재 미국 의료 현장에서는 AI 기반 예측, 자연어 처리, 영상 인식, 거대언어모델(LLM) 등의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이렇게 도입된 AI 기술은 의료 행정 업무 자동화, 진단과 치료 계획 지원, 환자 모니터링 등에서 활약하며 의료 시스템에 가해지는 부하를 줄이고 있다.
기업들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구글은 AI를 활용한 질병 예측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템퍼스는 다양한 질병 치료에 필요한 맞춤형 데이터를 의사에게 제공하는 기술을 개발, 제공하고 있다. 이외에도 오라클 헬스와 메드트로닉은 만성 질환 관리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으며 옵텀, 마이크로소프트 등은 의료 서비스 자동화 솔루션을 서비스하고 있다.
코트라 실리콘밸리무역관은 "미국의 의료 시스템이 환자 개개인의 건강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예측하며, 맞춤형 치료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의료 분야 AI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 기업이라면 미국은 좋은 시장"이라며 "미국 진출 기회를 확대할 수 있는 좋은 전략 중 하나는 미국 병원 및 의료 기관과 직접 협력해 AI 기반 의료 솔루션의 파일럿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실제 임상 환경에서 검증하는 것이다. 진입장벽이 높지만 검증이 잘 된다면 추가적인 계약 체결 및 장기적인 협력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