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등용 기자]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 시장 예상보다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증권가에선 반도체의 겨울이 아닌 삼성전자의 겨울이란 비관적인 분석이 나온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79조원, 영업이익 9조1000억원의 잠정 실적을 기록했다.
전분기 대비 매출은 6.66% 증가, 영업이익은 12.84% 감소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7.21%, 영업이익은 274.49%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증권가 전망치보다 1조3000억원 낮은 수치를 나타냈다. 국내 증권사들은 대부분 10조원대의 영업이익을 예상했고, 9조원대의 영업이익을 제시한 건 KB증권이 유일하다.
이처럼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이 부진했던 데에는 메모리 사업 침체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삼성전자가 우위를 점한 범용 D램은 예상보다 더딘 수요 회복으로 가격과 출하량 모두 부진했다.
또한 수요가 견조하고 이익률 또한 D램보다 크게 높은 HBM 시장에서는 5세대인 HBM3E 제품이 여전히 엔비디아의 퀄(품질)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며 납품이 지연되고 있는 등 악재가 겹쳤다.
앞서 미국 증권사 모건스탠리는 ‘겨울이 다가온다(Winter looms)’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면서 반도체 산업 전반의 침체를 전망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으로 반도체 산업 전체가 아닌 삼성전자만 겨울을 맞이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겨울을 논하기에 반도체 업황은 너무 뜨겁다”며 “삼성전자는 겨울이지만 삼성전자의 문제를 반도체 전체의 문제로 확대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