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형수 기자] 신세계백화점이 일본 오사카 중심가에서 K패션을 알리는 데 앞장선다. 국내 성공모델을 일본에 이식해 다양한 K패션 브랜드가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전초기지 역할을 맡겠다는 계획이다.
15일 일본 마케팅 전문기업 MXN재팬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은 MXN재팬과 손잡고 일본 오사카 상업중심지 우메다에 자리한 한큐백화점 우메다본점(阪急うめだ本店)에서 오는 16일부터 오는 12월31일까지 '하이퍼 그라운드' 팝업스토어를 운영한다.
한큐백화점 우메다본점은 서일본 최대 규모의 백화점이다. 오사카를 비롯한 간사이 지역 패션·뷰티 트렌드를 선도한다는 평가를 받는 곳이다. 일본 현지 소비자들은 물론 방일 해외여행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쇼핑 명소로 꼽히는 만큼 이곳에 팝업토어를 열면 글로벌 마케팅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란 신세계백화점의 판단이 깔려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영패션 특화 팝업스토어 하이퍼그라운드를 통해 14개의 K패션 브랜드를 순차적으로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대만·태국 등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패션 브랜드 칼린(CARLYN)를 시작으로 △여성복 브랜드 다이애그널(DIAGONAL) △니트웨어 브랜드 바시카(BASIKA) △미니멀리즘 패션브랜드 알리스(ALYSS) △비건 레더 가방 브랜드 스탠드 오일(STAND OIL) 등 여러 트렌디한 브랜드를 일본에 소개한다.
국내 브랜드는 직접 해외 매장에 입점하는 것보다 30% 이상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리테일 입장에서도 신세계백화점의 검증을 거친 신뢰성 있는 브랜드로 MD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게 돼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는 구조다.
신세계백화점이 일본 시장 진출은 특유의 K콘텐츠 바잉파워가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신세계백화점은 글로벌 인지도를 높일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국내에서 흥행을 거둔 하이퍼그라운드를 내세워 일본 시장 공략에 나서는 것으로 해석된다. 하이퍼그라운드는 경쟁력을 갖춘 국내 중소‧중견 패션 브랜드의 해외 사업 확대를 위한 교두보로도 기능할 전망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2월 부산에 자리한 신세계 센터시티점 지하에 8879㎡ 규모의 영패션 전문관 하이퍼그라운드를 리뉴얼 오픈했다. 이후 100일 만에 신세계 센텀시티점 영패션 매출은 전년 대비 75%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2030세대 매출이 127% 폭증하는 등 MZ세대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었다.
여성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 이미스, 2535 남성들에게 비즈니스 캐주얼과 셔츠로 유명한 포터리, 스트릿캐주얼 브랜드 미스치프 등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는 패션 브랜드를 부산 최초로 선보인 것이 성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하프커피, 슈퍼말차, 폴트버거 등 수도권에서 검증된 인기 식음료 브랜드 매장을 입점시킨 것도 MZ세대 소비자 유치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MXN재팬은 "신세계백화점과 협력해 오사카 한큐백화점 우메다본점에 조성한 하이퍼 그라운드에서 일본 소비자들을 위해 엄선한 한국 브랜드를 연달아 선보일 것"이라면서 "이를 통한 일본 시장 내 K패션 브랜드 인지도 제고, 관련 시장 확대 등이 목표"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