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등용 기자] KB국민은행 인도네시아 법인인 KB뱅크의 행장이 이슬람은행 자회사 KB뱅크샤리아 매각 가능성을 인정했다. KB뱅크는 그동안 KB뱅크샤리아 매각설이 제기될 때마다 공식 입장 발표를 자제해 왔지만 행장이 직접 이를 확인해주며 매각 가능성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28일 인도네시아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이우열 KB뱅크 행장은 최근 반다아체 헤르메스 팰리스 호텔에서 기자들을 만나 KB뱅크샤리아 매각과 관련해 “무하마디야(MUHAMMADIYAH)와 계속 소통하고 있다”며 “다른 인도네시아 종교 단체와도 협력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 행장은 “아직 논의 중인 상황인 만큼 당장 알려드릴 수 있는 것은 없다”면서 “지분 매각 등에 대해서는 아직 공지할만한 단계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무하마디야는 인도네시아 최대 이슬람 단체로 뱅크 샤리아 인도네시아(BSI) 예금 인출과 관련해 많은 논의 끝에 이슬람은행 중 한 곳에 대한 인수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이 과정에서 KB뱅크샤리아는 인수 대상 중 하나로 거론됐다.
하지만 안와르 압바스 무하마디야 의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무하마디야가 소유한 10개 이상의 샤리아 인민경제은행(BPRS)을 개선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KB뱅크샤리아 인수에 거리를 두기도 했다.
로비 몬동 KB뱅크 부행장도 지난 6월 KB뱅크샤리아 매각과 관련해 “이 문제에 대한 공식적인 제안을 받지 못했다”며 “공식적으로 제안이 왔다면 관련 규정에 따라 이를 공개할 것”이라고 말해 유보적인 입장을 나타냈었다.
그러나 이 행장이 KB뱅크샤리아 매각 논의를 직접 언급하면서 매각 현실화에 점차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이 행장은 “기본적으로 우리의 목표는 금융 상품을 통해 더 행복한 사회를 만들 수 있도록 지역사회를 지원하는 것”이라며 “앞으로 인도네시아 금융 시장에서 샤리아가 더 많은 것을 구축하고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인도네시아 내 이슬람 금융 산업은 디지털과 인프라 측면에서 부족한 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앞으로는 더 나아질 것이고 계속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KB뱅크샤리아는 KB뱅크 전체 자산의 10%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 1분기에는 73억 루피아(약 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32% 증가한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