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진유진 기자] 세르비아 정부가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해 석탄화력발전 중심의 전력 생산 체제에서 벗어나 신재생 에너지로의 전환을 본격화하고 있다. 국가 차원의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현재 2.5% 수준인 신재생 에너지 비중을 2040년 40%, 2050년 5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9일 코트라(Kotra)에 따르면 세르비아는 최근 신재생 에너지 프로젝트를 연이어 발표하며 빠른 전환 속도를 보이고 있다. 세르비아 정부는 높은 석탄 사용률과 에너지 자립도 강화, 유럽연합(EU) 가입을 고려해 에너지 전환을 적극 추진 중이다. 현재 약 68%에 달하는 석탄 의존도를 낮추고, 오는 2035년까지 태양광 등 친환경 에너지를 통한 전력 생산량을 연간 3000MW 이상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세르비아 에너지 정책은 '세르비아 통합 국가 에너지·기후 계획(INECP)'을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다. INECP는 오는 2030년까지 최종 전력 소비량의 45%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으며, 이를 위해 태양에너지 활용을 적극 확대할 방침이다.
세르비아는 태양광 발전 잠재력이 큰 국가로 꼽힌다. 정부 보고서에 따르면, 1차 에너지 생산에 이용 가능한 세르비아 태양에너지 자원은 24만 TOE(1TOE=석유 1t 연소 시 발열량)에 달한다. 현재까지 태양광 발전소 113개가 민간 기업에 의해 운영되고 있으며, 세르비아 전력청(EPS)은 태양광 발전 용량을 대폭 확대하기 위해 자체 태양광 발전소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EPS 첫 태양광 발전소 프로젝트 'Petka'는 9.75MW 규모로 올해 말 완공될 예정이다.
한편 세르비아 정부는 지난달 15일(현지시간) 현대엔지니어링 미국 법인, 미국 태양광 업체 UGT 리뉴어블(UGT Renewables)로 구성된 컨소시엄과 1.2GW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 건설·전기 저장 배터리 시스템 구축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11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던 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은 이번 계약을 통해 세르비아 태양광 시장에 본격 진출하게 됐다.
이번 사업은 세르비아 남동부 자예차르와 남부 레스코바츠 등 주요 6개 지역에 1.2GW급 태양광 발전소와 200MW 규모의 에너지 저장 장치를 설계·조달·시공(EPC)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총 계약액은 14억8000만 달러(약 2조200억원)이며, 미국 수출입은행과 세계은행 산하 국제투자보증기구(MIGA), 스웨덴 수출신용공사 등이 자금 지원에 나선다. <본보 2024년 10월 17일 참고 현대엔지니어링, 2조원대 세르비아 태양광 사업 계약식 개최>
이는 한국 건설사가 세르비아에서 태양광 발전소 사업을 수주한 첫 사례이자 해외 태양광 발전사업 수주 사상 최대 규모다. 향후 태양광 패널, 에너지 저장 장치(ESS), 인버터, 케이블 등 주요 부품 공급에도 한국 기업의 참여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