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등용 기자] 국내 전기·통신공사 1위 기업 신보그룹이 글로벌 시장 역량을 강화한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 등 미국 시장 진출을 노리는 기업들과의 협력을 보다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박종규 신보그룹 회장은 11일(현지시간) 공개된 싱가포르 경제매체 더월드폴리오와 인터뷰에서 “삼성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 SK하이닉스가 미국 현지에 공장을 건설할 때 파트너로 함께 하고자 한다”며 “파트너로 선정되면 팹 신축과 연결, 유지보수, 공장 가동 때까지 사업 확장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972년 설립된 신보는 소규모 전기공사 업체로 시작해 지난 30년 동안 연평균 20%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수주액은 7500억원 이상으로 증가했으며 매출도 큰 폭의 성장을 이뤄냈다.
국내 주요 대기업들의 공장과 시설 건설에도 참여한 이력이 있다. 삼성전자 평택공장과 SK하이닉스 이천 공장, 김포열병합발전소, 이케아 동부산점, 제주드림타워 관광호텔,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의 전기설비가 모두 신보의 작품이다.
하지만 금리 상승과 비용 증가 등으로 국내 건설 시장이 침체되며 해외 시장 개척의 필요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에 신보도 동유럽과 동남·서남아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미국 시장 공략에 힘을 쏟고 있다.
박 회장은 “최근 상황을 보면 사우디에서 삼성, 하이닉스 공장을 비롯한 반도체 산업과 화학 프로젝트 수주가 늘고 있다”면서 “신보는 전기 및 통신 공사를 전문으로 하는 만큼 해외 진출시 EPC(설계·조달·시공) 계획에 참여를 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동유럽 원전 시장의 경우 체코, 폴란드, 불가리아, 루마니아에서 한국 기업들이 많이 수주하고 있기 때문에 신보에게도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미국 시장의 경우 삼성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 현대자동차가 새로운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정책을 준수하기 위해 미국으로 제조 공장을 이전할 때 신보도 동행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신보는 지난 2005년부터 5개년 계획을 수립해왔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지난 2020년 이후 5개년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다. 대신 내년에는 비전 2030 5개년 계획을 새로 수립할 예정이다.
박 회장은 “내년에는 매출 1조원과 영업이익 1000억원을 목표로 하는 새로운 계획을 수립할 것”이라며 “연간 성장률이 매우 높은 만큼 이제는 질적 성장과 부가가치를 높이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