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MAGA와 EV 上] '승리한 도박사'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전기차 산업 종사자, 짙어진 불확실성에 난색
일론 머스크에게는 '남일'…"오히려 도움될 것"

 

[더구루=윤진웅 기자] 미국의 전기차 혁명이 두 번째 트럼프 시대와 충돌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바이든 전 행정부 정책을 지우겠다고 다짐했다. 지금까지 미국의 전동화 전환 대부분은 바이든 행정부에 의해 주도되었다는 점에서 현지 전기차 산업 전체가 '변화의 소용돌이'에 휩싸일 전망이다.

 

◇ 전기차 산업 종사자, 짙어진 불확실성에 난색

 

전기차 산업 종사자들은 새로운 불확실성의 라운드(A New Round Of Uncertainty)가 시작됐다고 평가한다. 막대한 보너스와 휴일보다 '규제 확실성'(regulatory certainty)에 더 높은 가치를 두고 있는 이들을 불안정한 상황으로 몰고가는 대표적인 요소는 바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폐지 가능성이다.

 

IRA는 바이든 행정부가 오는 2030년까지 미국에서 판매되는 신차 비중을 50%까지 늘리겠다는 계획 실현을 뒷받침하기 위해 들고 나온 규제 카드이다.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를 점진적으로 폐지하려는 공격적인 배출 및 연비 규정이 담겼다. 트럼프 1기 행정부의 정책과 상반된다.

 

그렇다면 전기차 산업 종사자들은 왜 IRA 폐지 가능성에 불안함을 느끼고 있는 걸까.

 

기본적으로 자동차 제조는 장기적이고 자본 집약적인 사업이다. 이에 따라 자동차 제조업체는 정부 규정을 최우선으로 사업을 계획하는 데 수년의 시간을 들인다. 미국의 경우에는 4년이라는 대통령 임기마다 불확실성이 발생하는 셈이다. 카멀라 해리스가 당선되었다면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에 연속성이 생겼겠지만, 상황이 180도 변했다.

 

전문가들 역시 전기차 산업 종사자들에게 있어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선 지금보다 더 불안정한 상황은 상상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존 밀러 TD 코웬(TD Cowen) 워싱턴 리서츠 그룹 지속 가능성 정책 담당은 "트럼프의 승리는 교통 정책 분야에 즉각적인 많은 변동성을 가져올 것"이라며 "하원 다수당이 여전히 균형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IRA 폐지가 이뤄질 지는 불확실하지만, 트럼프는 의회 통제 없이도 IRA 시행 지침을 재검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얼마 뒤 최근 미국 공화당이 의회 선거에서 상원에 이어 하원에서도 다수당 지위를 확정하면서 하원 다수당을 유지하면서 행정·입법 주도권을 싹쓸이했다.

 

샘 피오라니 오토포캐스트 솔루션스(AutoForecast Solutions) 글로벌 차량 예측 부사장은 "개인 세액 공제 변경 폭에 따라 북미 자동차 산업이 급변하게 될 것"이라며 "현재 EV 수요의 상당 부분은 인센티브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캘리포니아가 자체 기준을 설정할 수 있는 권한도 없앨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캘리포니아는 오는 2035년부터 가솔린 자동차 판매를 금지한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계획은 현재 연방 정부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 '승리한 도박사'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규제 불확실성 '남일'

 

미국 전기차 1위 기업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는 반전을 맞이했다. 그의 인생 여정에서 가장 큰 베팅이었던 트럼프 지지 선언과 대규모 정치 자금 지원이 결실을 맺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에 따라 머스크는 정부 계약과 보조금 지급을 승인하는 기관을 감독하는 정부효율부를 이끌게 됐다. 우주 여행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자율주행차량 규제를 입맛에 맞게 도입할 수 있는 위치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전기차 관련 정부 보조금을 축소 또는 중단을 실행하더라도 테슬라에는 큰 손해가 없다. 오히려 이익을 볼 수 있다는 게 머스크의 생각이다. 실제 머스크는 지난 7월 개인 X계정을 통해 "전기차 세액 공제 폐지에 대해 딱히 걱정하지 않는다"며 "보조금이 없어진다면 테슬라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애초부터 보조금은 테슬라가 아닌 기존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EV 시장 진출에만 도움이 됐다는 취지다.

 

업계 역시 이 같은 머스크의 발언에 동의하는 분위기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정부 보조금은 제너럴모터스와 폴스타, BMW 등 많은 업체의 EV 제조 및 개발을 주도하는 대표적인 요소였다"며 "보조금을 없앨 경우 이들 업체는 내연 기관으로 후퇴하고 테슬라는 앞서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는 머스크가 IRA 축소 또는 폐지 이후 전기차 사업을 키우는 데 집중할 경우에 해당한다. 테슬라 라인업 노후화 극복에 대한 의지 박약 등을 고려할 때 무리하게 전기차 사업을 키우기보다는 머스크가 관심 있게 추진하고 있는 자율주행이나 우주 등과 관련한 다른 사업을 키우는 데 중점을 둘 것이라는 의견도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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