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정등용 기자]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교체될 전망이다. 우리금융지주 이사진이 연임 불가 판단을 내리면서다.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 사건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4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금융 이사들은 22일 서울 중구 우리금융 본사에서 정례 이사회를 열고 조 행장의 연임이 어렵다는 데 뜻을 같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외이사 7명 전원은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 추천위원회(자추위) 멤버로서 우리은행장 후보를 심사하고 선정하는 권한을 갖는다.
이들은 조 행장의 리더십을 인정하면서도 부당대출 사건이 일파만파 퍼지자 임기 만료 후 교체가 불가피한 상황이 됐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행장은 자진 사퇴한 이원덕 전 행장의 잔여 임기를 이어받아 지난해 7월부터 은행을 이끌어왔으며, 내달 31일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은행이 손태승 전 회장의 친인척과 관련된 법인이나 개인사업자에 350억원 규모의 부당대출을 해준 혐의를 받으면서 조 행장의 연임에도 적신호가 켜진 상황이었다.
조 행장은 이번 부당대출 혐의에 직접 연루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사후 위법 사실을 알고서도 고의로 금융당국 보고를 지연한 혐의로 수사선상에 올랐다.
특히 검찰 수사 과정에서는 70억∼80억원 규모의 추가 부당대출 정황이 드러나기도 했다.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는 다음주쯤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유력 후보군으로는 우리금융 계열사 대표들과 일부 지주 임원, 우리은행 부행장급 부문장들이 언급되고 있다.
한편, 조 행장 외에 이재근 KB국민은행장과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승열 하나은행장 등이 내달 31일 임기를 마친다. 이들은 막판 돌발 변수가 없다면 연임에 성공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