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진유진 기자]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긴장이 철광석 가격 상승폭을 제한하고 있다. 철광석 가격이 세계 철강 생산량 증가와 중국 내 수출 호조에 힘입어 상승세를 보인 가운데 미중 간 무역 갈등 여파가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다롄상품거래소(DCE)에서 거래된 1월물 철광석 선물 가격은 25일(현지시간) 전일 대비 0.84% 오른 t(톤)당 781.5위안으로 마감했다. 이는 지난 8일 이후 최고치인 791위안을 기록한 뒤 소폭 하락한 수치다. 싱가포르거래소에서 12월물 철광석 벤치마크 가격도 1.61% 상승하며 t당 102.2달러를 기록했다.
세계철강협회는 지난 10월 글로벌 조강 생산량이 전년 동월 대비 0.4% 증가한 1억5120만t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세계 최대 철강 생산국인 중국은 같은 기간 2.9% 증가한 8190만t을 기록하며 철강 시장 상승세를 견인했다.
웨스트팩 애널리스트들은 철강 제품 수출 증가로 중국 내 재고가 감소하면서 철광석 가격이 t당 100달러 이상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이 철광석 시장 불확실성을 증폭시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중국산 제품에 대해 60% 이상의 관세 부과를 위협하며 압박을 가하고 있다.
아울러 세계무역기구(WTO)가 중요 원칙으로 만들어 놓은 최혜국대우(MFN) 조항도 중국에 대해서는 철폐한다. 최혜국대우는 국가 간 무역에서 다른 나라와 차별하지 않을 의무이고 상대국 입장에서는 차별을 받지 않을 권리다. 특별한 이유 없이 중국산 제품에만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MFN 조항을 위반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런데도 트럼프 당선인은 중국을 치기 위해 이 카드를 빼 들었다. 이로 인해 중국은 대미 수출 관세가 40%에 달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으며, 이는 경제 성장률을 최대 1%포인트까지 하락시킬 위험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대중국 제재 방침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는 25일(현지시간) 마약 유입 문제 대응을 이유로 내년 1월 20일 취임 당일 중국산 모든 제품에 대해서는 추가 관세에 더해 10%의 관세를 더 부과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앞서 지난 22일에는 위구르족 강제 노동 혐의와 관련, 철광석을 포함한 다양한 중국산 제품 수입을 금지했다. 이는 중국 정부와 수출업체 등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철강 시장 강세가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면서도 미중 무역 갈등이 장기화할 경우 철광석 가격 상승세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