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진유진 기자] 아연 시장이 공급난과 변동성 확대 속에서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공급망 긴축이 심화되며 가격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향후 시장 방향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아연 가격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2.5% 하락했으나, 주간 기준으로는 5.5% 상승하며 마감했다. 이는 LME 창고에서 대규모 물량이 인출되며 숏 포지션 보유자들이 압박을 받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최근 세계 2위 원자재 거래 기업 트라피구라(Trafigura)가 LME 창고에서 대규모 물량 반출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지며 가격 상승의 주요 요인으로 지목됐다. 이틀간 아연 인출 주문량은 9만7225톤(t) 급증해 10년 만에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이로 인해 LME 창고 내 사용 가능 재고는 지난 27일 기준 15만4125t으로 감소하며 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본보 2024년 11월 29일 참고 아연값 급등…트라피구라 대형 매수 주문 영향?>
트레이더들은 반출된 아연 재고가 다시 창고로 돌아올 가능성과 시장에서 거래되거나 소비자에게 공급될 가능성 등을 두고 예의주시하고 있다.
아연은 올해 약 16% 상승하며 LME 주요 비금속 중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철강과 부동산 부문 침체로 중국 내 수요는 둔화 상태에 있다. 여기에 콩고민주공화국 이반회 광산(Ivanhoe Mines)의 키푸시 광산 등 주요 생산지에서 발생한 차질도 공급 압박을 가중시키고 있다.
상하이선물거래소(SHFE)에서도 지난주 아연 재고가 9000t 이상 감소하며 거의 1년 만에 최대 주간 하락폭을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시장 변동성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전문가들은 공급난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광석을 정련 금속으로 전환하는 가공 수수료 하락으로 제련소들이 생산량 감축 압박에 직면했다고 분석한다. 중국 궈타이&주난 퓨처스(Guotai & Junan Futures) 애널리스트는 광산·제련업체의 감산이 단기적으로 가격 급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LME 기준으로 아연 가격은 2일 오전 거래에서 0.4% 하락해 t당 3091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달러화 강세가 상품 시장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