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폴란드 최대 민간 방산업체 WB그룹 간 현지 합작 생산 공장이 내년 하반기 착공할 전망이다. 파트너사인 WB그룹이 프로젝트 추진에 적극 나서고 있는 가운데 유도탄 신공장 설립시 안정적인 공급망을 토대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경쟁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17일 폴란드 일간지 제치포스폴리타(Rzeczpospolita)에 따르면 피오트르 보이치에코프스키 WB그룹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의 협상이 늦어도 내년 7월 말까지 계약 체결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보이치에코프스키는 늦어도 오는 2029년 유도탄 현지 생산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유도탄이 쓰이는 폴란드형 천무인 호마르-K의 인도 일정에 맞추기 위해서다. 폴란드 공장이 완공되기 전까지는 한국에서 유도탄을 조달한다.
현재 공장 건설을 위한 부지를 물색하기 위해 남서부 지방 정부 몇 곳과 접촉해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공장 위치가 확정되면 인프라 건설 비용 등을 조율해 최종 확정한다. 공장 건설 자금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WB그룹이 나눠 부담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WB그룹은 올 9월 폴란드 MSPO(국제방위산업전시회)에서 '천무 다연장로켓의 유도탄 현지 생산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현지 합작법인(JV) 설립을 검토키로 했다. WB그룹은 현재 호마르-K에 자동 사격 통제 시스템 및 통신 장비 등을 공급한다.
양사는 호마르-K에 사용되는 사거리 80km급 유도탄(CGR-80) 생산한다. CGR-80은 한국산 K-239 '천무' 다연장로켓 시스템을 기반으로 하는 구경 239mm, 사거리 80km짜리 유도탄이다. CGR-80 생산이 안정화되면 사거리가 더 긴 후속 모델 생산도 추진할 예정이다. 폴란드 내수를 책임지고 유럽 내 다른 지역으로도 수출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폴란드 군비청은 2022년 7월 천무 290대에 대해 7조원 규모의 기본 계약을 체결했다. 같은해 11월 천무 218대(4조8000억원)에 대한 1차 실행 계약을 먼저 체결하고 현재 인도 중이다. 올 4월 2차 실행 계약에서 천무 72대의 발사대와 CGR-80와 290km급 유도탄(CTM-290)에 대한 2차 실행 계약을 맺었다. 계약 금액은 총 16억 4400만 달러(약 2조2526억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유럽 현지 생산 거점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다른 주요 고객인 루마니아의 수요에 적기 대응하기 위해 독자 생산 공장 설립을 추진 중이다. 내년 상반기 건설에 착수할 예정이다. K9 자주포는 물론 보병전투장갑차(IFV) 레드백 생산도 검토한다. 완공시 루마니아 공장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유럽 내 첫 단독 해외 생산 시설이 된다. <본보 2024년 12월 16일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