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윤진웅 기자] 기아가 내년 인도 연간 판매 목표를 20% 상향했다. 인도 전략형 SUV 모델 '시로스' 신차를 앞세워 현지 수요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20일 기아 인도판매법인에 따르면 내년 인도 연간 판매 목표를 30만 대로 설정했다. 올해 예상 연간 판매량(26만대)보다 약 4만대 높은 수치이다. 매출액 기준 약 18%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무엇보다 기아는 인도 경제의 가파른 성장세를 주목하고 있다. 이광구 기아 인도본부장(전무)은 "내년 인도 경제가 5~10%대 성장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며 "기아에 있어서는 현지 운전자들이 새 차를 살 여유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내년 브랜드 실적을 견인할 모델로는 시로스를 꼽았다. 시로스는 기아가 새롭게 선보이는 현지 전략형 SUV 모델이다. 내년 초 사전예약을 시작으로 2월부터 고객 인도가 이뤄질 예정이다. 현지 수요를 반영해 고효율 소형 엔진을 장착하고 첨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까지 갖췄다는 점에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기아는 시로스를 앞세워 현지 SUV 시장 점유율 확대를 노린다. 내년 현지 SUV 시장 점유율을 20%까지 늘리겠다는 각오다. 이는 기존 점유율인 15%보다 5%포인트 많은 수치이다.
실제 시로스는 현지 운전자들의 인기를 끌만한 다양한 요소를 갖추고 있다. 크기는 소넷과 셀토스 사이인 전장 3995mm로 만들어졌다. 현지 인기 세그먼트인 소형 SUV 라인업을 보강하기 위한 전략적인 설계가 반영됐다. 디자인은 EV3와 유사하다. 기아가 추구하는 패밀리룩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가격 경쟁력도 갖출 전망이다. 한화 기준 1500만 원 안팎으로 현지 판매 가격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저렴한 가격을 책정하기 위해 파워트레인을 1L 가솔린과 1.5L 디젤 엔진으로 구성했다.
이 본부장은 "시로스를 통해 우수한 승차감과 최첨단 기술, 대담한 디자인을 결합한 새로운 SUV를 선보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기아는 내년 전기차 수요 축소를 우려하고 있다. 전기차에 대한 세금 인상으로 브랜드 전동화 전략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도 정부의 세금 인센티브 없이는 원활한 판매가 어려울 것으로 봤다. 현재 인도 내 신형 전기차에 매겨지는 GST는 5%이다. 중고 전기차의 경우 기존 12%에서 18%까지 높아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GST는 인도 중앙정부와 주정부가 부과하는 여러 간접세(indirect tax)를 하나의 세제로 통합하여 인도의 기존 세제 구조를 단순화하기 위해 도입됨 물품 및 서비스세(Goods and Service Tax)를 말한다.
기아는 프리미엄 전기차 고객에게 희망을 걸고 있다. 프리미엄 전기차 고객 대부분 여러 대 자동차를 소유하고 있는데다 고가의 차량을 살 수 있는 충분한 여유를 갖추고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이 본부장은 "캐나다의 경우에는 EV 인센티브가 없어졌을 때 전기차 판매가 폭락했다"며 "하지만 인도의 상황은 다르다. 별다른 인센티브 없이도 EV 자동차를 판매할 수 있는 여건이 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기아는 인도 전기차 시장에서 EV6와 EV9 2개 모델을 판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