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렌코어, 필리핀 구리 제련소 매각 추진

현지 제련소 '파사르' 매각 협상 본격화
구리 제련업계, 최저 처리 수수료에 수익성 악화

 

[더구루=진유진 기자] 스위스 광산업체 글렌코어(Glencore)가 필리핀 구리 제련 사업 매각을 위해 협상에 돌입했다. 이번 매각 논의는 금속 제련업계가 사상 최저 수준의 처리 수수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진행되는 만큼 글로벌 광산업계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23일 익명의 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글렌코어는 현재 적어도 한 명의 국내 구매자와 필리핀 제련·정제소인 파사르(Pasar)를 매각하는 협상을 논의 중이다. 협상은 비공개로 진행되고 있으며, 거래 성사 여부는 아직 불확실하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파사르는 지난 1999년 글렌코어가 인수한 이후, 주요 구리 제련 자산으로 자리 잡았다. 호주와 인도네시아 등 태평양 지역 생산업체에서 구리 정광을 공급받아 연간 약 120만 톤(t)의 구리 정광을 처리하고, 약 20만t의 LME 브랜드 구리 음극을 생산하는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최근 구리 제련업계는 원료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며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주요 광산의 생산 차질과 제련 생산 확대가 맞물려 제련업체 간 정광 확보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특히, 2025년 공급 계약에서 제련소 처리 수수료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타결되면서 업계의 부담이 가중되는 모양새다.

 

이번 매각 추진은 필리핀 광업 규제 완화와도 맞닿아 있다. 필리핀 남코타바토 주 정부는 지난 2022년 5월 12년간 중단됐던 탐파칸 금·구리 광산 프로젝트의 걸림돌이었던 노천광산 개발 금지 조치를 해제했다.

 

탐파칸 광산은 구리 1500만t과 금 1760만 온스의 매장량을 보유한 동남아 최대 규모의 금·구리 광산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환경문제 우려로 지난 2010년 채굴이 중단됐고, 2016년에는 지나 로페즈 당시 환경 장관의 정책으로 노천광산 채굴이 전국적으로 금지되면서 최대 투자자인 글렌코어는 사업에서 철수했다. 이후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대통령이 임기 말기에 노천광산 개발 금지를 해제하면서 프로젝트 재개 가능성이 열렸다.

 

필리핀의 광업 규제 완화로 투자 환경이 개선되고 있으나, 제련소 매각과 광산 개발이 동시에 진행되며 지속 가능한 성장이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은 지속 가능한 광산 개발을 지지하는 한편, 노천광산 개발에 대한 우려도 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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