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삼성전자가 파키스탄 전자기업과 손잡고 가전제품 현지 생산에 나선다. 파키스탄 회사들과의 잇단 파트너십을 통해 현지화에 속도를 내고 원가 경쟁력을 강화,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파키스탄 '릴라이언스 코튼 스피닝 밀스 리미티드(RCML)'는 23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증권거래소에 "전액 출자 자회사 '사파이어 일렉트로닉스(이하 사파이어)'가 삼성전자와 삼성전자 걸프법인과 계약을 체결했다"며 "삼성 브랜드 전자제품과 가전제품을 제조 및 조립하고 파키스탄에서 해당 제품을 판매할 것"이라고 공시했다.
구체적인 계약 조건과 생산 품목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삼성전자가 기존 파키스탄에서 모바일과 TV 부문 생산에 대해서는 현지 다른 기업들과 협력하고 있는 만큼 가전제품 제조에 주력할 가능성이 높다.
CKD(Complete Knock Down, 완전분해 반조립) 방식을 적용할 전망이다. CKD 방식은 개별 부품 단위로 완전히 분해한 뒤 이를 포장해 운반, 수입국 현지 공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을 일컫는다. 삼성전자는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등 수입 관세가 높은 일부 국가에서 현지 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이 같은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파키스탄에서 모바일 기기 생산은 대기업 럭키그룹의 럭키모터코퍼레이션과, TV는 R&R인더스트리와 협력하고 있다. 지난 2021년 삼성전자가 럭키모터코퍼레이션, R&R인더스트리와 각각 남부 항구도시 카라치에 합작 공장을 세운다는 소식이 들려오기도 했다. <본보 2021년 8월 2일 참고 파키스탄, 삼성전자 합작공장 포기설 일축…이르면 연말 생산> / <본보 2021년 9월 23일 참고 파키스탄에 삼성 TV 조립공장…모바일 합작공장도 추진>
삼성전자가 파키스탄 기업들과 협력하는 것은 현지화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전략이기 때문이다. 또 삼성전자는 물류비, 관세 등에 드는 비용을 절감하고, 현지 기업들은 삼성전자로부터 안정적인 대규모 계약을 따낼 수 있는 ‘윈윈’ 방식이다. 파키스탄에서 제품을 만들면 파키스탄 내수 시장 뿐만 아니라 인근 국가에도 유통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