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윤진웅 기자] 테슬라 사이버트럭 미국 중고차 매물이 쌓여가고 있다. 중고차 시장은 현지 수요를 나타내는 척도로 사이버트럭의 현 주소를 보여준다는 평가이다. 현지 판매 속도가 예상보다 더뎌지면서 재고 물량 관리에도 차질이 발생하면서 테슬라는 사이버트럭 가격과 리스 가격 하향 조정 등 여러 대응 방안을 내놨지만, 아직까진 이렇다 할 효과를 보고 있지는 않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에서 중고 사이버트럭은 판매까지 평균 약 75일이 소요되고 있다. 이는 지난 5월(27일)보다 50일이나 늘어난 수치이다.
중고 사이버트럭 가격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카구루즈에 따르면 미국 중고 사이버트럭 평균 가격은 10만6845달러로 집계됐다. 지난 30일 동안 3.19%, 지난 90일 동안 10%가량 떨어졌다. 지난주 기준 가장 저렴한 매물은 8만2995달러에 나왔다.
현지 수요가 약화된 데 따른 변화이다. 지난해 11월 고객 인도 시작 이후 과열된 분위기와 상반된다. 독특하고 차별화된 디자인으로 출시 초반 높은 관심을 받는 데는 성공했지만, 이제 와 10만 달러를 들여 구매를 결정하기에는 식상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이버트럭 판매 속도가 예상보다 더뎌지면서 재고 물량 관리에도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테슬라는 지난 2일 텍사스 기가팩토리 사이버트럭 생산라인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고 5일까지 3일간 유급 휴가를 다녀오라고 지시했다. 앞서 테슬라는 지난 10월에도 이들 직원을 대상으로 휴가 또는 직업 훈련과 청소 등 생산과 무관한 업무를 부여해 예정된 근무 시간을 채우도록 한 바 있다.
S&P 글로벌 모빌리티의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 사이버트럭 신규 등록은 지난 8월 5428대에서 9월 4335대, 10월 4039대로 감소했다.
테슬라는 현재 사이버트럭의 예약 접수를 중단하고 구매자가 직접 주문하도록 조치한 상태이다. 일부 사이버트럭은 즉시 배송이 가능한 재고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사이버트럭은 모델S나 모델 X와 같은 틈새 전기차 모델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 7월 판매량 역시 오랜 주문을 소화하며 기록한 결과물일뿐 실제 수요를 나타내는 것은 아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사이버트럭은 지난 7월 미국에서 5546대를 판매했다. 이는 미국 내 판매되고 있는 모든 전기트럭(포드 F-150 라이트닝 , 리비안 R1T , GMC 허머 EV , 쉐보레 실버라도 EV) 총 판매량과 맞먹는 수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