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윤진웅 기자]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중국 연간 판매 20만대가 무너져 역대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바닥을 찍었다는 평가를 받는 지난 2022년과 비교해 연간 판매량이 10만대나 줄었다.
현대차는 새롭게 정립한 '인 차이나, 포 더 월드'(in China, for the world·在中国,为全球) 전략을 토대로 올해 '50만 대' 판매를 이루겠다는 각오를 밝혔지만, 반전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15일 중국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CPCA)에 따르면 현대차 중국 합작사 베이징현대는 지난해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총 15만4244대를 판매했다. 연간 판매 20만 대 선까지 무너지면서 역대 연간 최저 판매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베이징현대 연간 판매량은 25만7000여 대였다.
지난해 월별 판매량을 보면 1월 이후 월별 2만대 판매벽을 넘지 못했다. 겨우 유지하던 1만대 역시 8월 들어 무너졌다. 8월은 후난성 딜러 업체 9곳이 베이징현대에 차량 인수 일시 중단을 통보한 달이다. 쌓인 재고가 소화되지 않고 있아 추가 구매를 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골자였다.
특히 11월의 경우 전년 대비 반토막 수준인 9444대 판매에 그치며 지난해 월간 최저 판매를 기록했다.
베이징현대 판매 부진 원인으로는 현지 볼륨모델 부재가 꼽힌다. 지난해 야심차게 출시한 중국 전용 신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 '투싼 L'에 대한 현지 시장 반응도 차갑다. 가격 대비 성능(가성비) 모델을 표방했지만, 기본 트림은 구성이 부족하고 고급 트림은 가격이 부담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 에너지차(NEV) 시장 내 브랜드 존재감이 미미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경쟁사 대비 신에너지 전환 속도가 더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브랜드 파워 측면에서도 일본 브랜드에 밀리며 중저가 시장에서의 경쟁력이 하락했다는 의견도 있다. 가성비에 초점을 맞춘 현지 브랜드 이미지가 충돌을 일으켜 수요 확보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베이징현대 올해 판매 목표 달성은 어려울 전망이다. 베이징현대는 올해 판매 목표를 50만 대로 설정했다. 40만 대는 내수에서, 나머지 10만 대는 수출로 채우겠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NEV 시장 존재감 확대를 위해 순수전기차 신형 모델을 출시, 현지 운전자 선호도에 맞는 NEV 모델 매트릭스를 구축할 방침이다. 지난해 10월부터 '中 독자 EV 플랫폼+기술 현지화' 융합 전략을 토대로 NEV 시장 공략 채비에 나서고 중국 전략형 EV 플랫폼 개발에 착수했다.
글로벌 수출 기지 전환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 수출국과 더불어 아프리카와 중동, 중앙아시아 지역까지 수출 영토를 확장할 계획이다. 최근 필리핀과 카자흐스탄 등 신흥 시장 공략을 토대로 수출량을 늘려가고 있으며 현지 전략형 SUV 모델 쿠스토 외 다른 모델도 수출 물량에 포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