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길소연 기자] 지난해 글로벌 항공사들이 정기 항공편을 통해 공급한 좌석수가 58억5000만 석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행 수요 급증과 항공사의 대형기 배치로 인한 운항 효율성 개선이 맞물려 공급 좌석수가 '사상 최고치'로 증가했다.
21일 항공 데이터 분석 회사인 시리움(Cirium)에 따르면 2024년 글로벌 항공사는 네트워크 전반에 걸쳐 역대 최고 수준의 승객 좌석을 제공했다. 작년 한 해 동안 전 세계 항공사는 58억 5000만 개의 좌석을 제공했다. 이는 2019년의 57억 2000만 개의 이전 기록을 2% 넘어서는 한편, 좌석 수용 인원은 전년 대비 6% 증가한 수치이다.
항공사의 공급석이 증가한 건 여행 수요 급증과 항공사가 자사 함대 전체에 대형 항공기를 전략적으로 배치한 데 따른 것이다. 항공사들은 운항 횟수를 늘리기보다 더 많은 좌석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항공기의 운항을 선호하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항공사들은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직전인 2019년 보다 5% 낮은 3640만 대의 항공편을 운항했지만 공급석은 증가했다. 에어버스 A319 소형 항공기를 A320네오(neo)와 A321neo 등과 같이 더 크고 연료 효율이 높은 기종으로 교체하면서 편당 평균 좌석 수는 161석으로 증가했다. 이는 2019년 150석, 2015년 140석에 비해 눈에 띄게 증가한 수치이다.
항공사들의 항공기 교체는 슬롯(시간당 항공기 이착륙)이 제한된 공항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제주공항처럼 슬롯 확보가 어려운 공항은 소형기보다 좌석 수가 더 많은 대형기를 투입해 좌석난을 해소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분주한 공항은 애틀랜타의 하츠필드 잭슨 국제공항으로 기록됐다. 하츠필드 잭슨 공항은 지난해 6270만 개의 출발 좌석을 제공했다. 델타항공, 글로리아 스카이, 사우스웨스트 항공이 이 공항을 허브 공항으로 사용하고 있다.
개별 항공사 중에는 미국 아메리칸 항공이 여객 좌석 공급 부문에서 글로벌 선두 자리를 유지했다. 이어 델타항공, 유나이티드항공, 사우스웨스트항공이 그 뒤를 바짝 쫓았다.
세계에서 가장 붐비는 노선으로는 김포와 제주 노선이 꼽혔다. 김포-제주 노선은 연간 1500만석을 공급해 세계에서 가장 바쁜 하늘길로 기록됐다.
제레미 보웬(Jeremy Bowen) 시리움 최고경영자(CEO)는 "전 세계적으로 58억 5000만 개의 좌석이 공급됐다는 건 오늘날 항공 여행의 근본적인 역할을 보여준다"며 "글로벌 항공의 회복력과 적응력 덕분에 단기간에 팬데믹 이전 수준을 넘어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