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진유진 기자] 금 가격이 약 3개월 만에 장중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시장 변동성을 자극하면서 안전 자산인 금에 대한 투자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물 금 가격은 22일(현지시간) 0.6% 상승한 온스당 2759.51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사상 최고가에서 약 30달러 못 미치는 수준이다. 같은 날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거래된 미국 금 선물 가격은 0.4% 오른 온스당 2771.20달러에 마감했다.
미국 달러 가치가 3주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금 가격 상승을 더욱 부추겼다. 이날 초반 금 가격은 글로벌 무역 파트너들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관세 가능성 발언 이후 전 거래일 대비 1.4% 상승한 온스당 2762달러까지 거래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간) 취임 이후 캐나다와 멕시코, 중국에서 수입되는 제품에 대해 이르면 내달 1일부터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시행 계획은 발표되지 않아 시장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추가 관세 조치를 검토 중이며, 최근 '미국 우선 무역 정책' 각서에 서명했다. 해당 정책에는 미국의 무역협정을 재검토하고 자국 산업 보호 조치를 강화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특히 무역대표부(USTR)에 오는 2026년 7월 예정된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재검토를 지시하며, 4월 1일까지 관련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새로운 관세 정책은 취임 후 약 3개월 후부터 발표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감세 정책이 미국 재정에 부담을 주고 인플레이션 상승을 유발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운용에 제약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
라이언 맥킨타이어(Ryan McIntyre) 스프롯 자산 운용(Sprott Asset Management)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관세 정책과 관련해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으며, 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질수록 투자자들은 안전 자산인 금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타이 웡(Tai Wong) 독립 금속 트레이더는 "트럼프 대통령이 예상보다 관세 정책에서 매파적이지 않은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이는 인플레이션 압력을 완화하고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는 요인으로 해석된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