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진유진 기자] 미국 기업들이 "이르면 2분기부터 러시아 시장에 되돌아 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에서 철수했던 한국 기업의 복귀 여부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러시아 국부펀드인 러시아직접투자펀드(RDIF)의 키릴 드미트리예프 대표는 지난 18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미국·러시아 장관급 회담에서 "일부 미국 기업들이 빠르면 2분기부터 러시아에 복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 기업들이 러시아 시장 철수로 인해 3000억 달러(약 430조원) 이상의 손실을 봤으며, 미국 대표단도 이 규모에 놀라움을 표했다"고 전했다. 특히 "미국 석유 기업 일부가 러시아에서 다시 사업을 재개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드미트리예프 대표는 "이미 많은 시장 부문이 다른 기업들로 채워진 만큼 미국 기업들의 복귀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러우 전쟁 발발 이후 서방 기업이 대거 러시아 철수를 선언했지만, 러시아 당국의 강력한 규제와 소비 회복 등의 이유로 상당수가 여전히 현지에서 사업을 유지하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외국 기업의 자산 매각을 어렵게 하기 위해 매각 시 50% 할인 적용과 최소 15%의 출국세(exit tax) 부과 등 규제를 도입했다. 서방의 제재를 위반하지 않으면서 러시아 당국이 승인할 수 있는 현지 구매자를 찾기도 쉽지 않아 많은 기업이 완전 철수를 망설였다.
여기에 러시아 경제가 예상보다 선방하면서 소비 회복세가 나타난 점도 서방 기업 철수를 지연시킨 요인으로 분석된다.
알렉산드라 프로코펜코 카네기 러시아 유라시아 센터 연구원은 "임금 상승과 경제 회복으로 인해 소비가 증가하면서 소비재 다국적 기업들이 여전히 러시아 시장을 매력적인 시장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기업 복귀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러시아에서 철수했던 한국 기업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22년 3월 공장 가동을 중단한 뒤, 이듬해 12월 러시아 업체 아트파이낸스(Art Finance)에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포함한 현지 지분 100%를 단 1만 루블(약 14만원)에 매각했다.
그러나 현대차는 매각 당시 2년 내 공장을 되살릴 수 있는 '바이백(재매입)' 옵션을 포함했으며, 올해 12월까지 이 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종전이 선포되고 서방 제재가 완화될 경우 현대차가 러시아 시장에 재진입할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