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오소영 기자] 미국이 해저케이블 시장에서 중국을 배제한다. 중국 기술이나 장비가 포함된 해저케이블이 미국과 연결되지 못하도록 관련 규정을 도입한다. 화웨이와 ZTE, 차이나텔레콤, 차이나모바일 등 중국 기업의 장비나 서비스 활용도 제한한다.
26일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에 따르면 외국 적대 세력으로부터 해저케이블을 보호하는 규정을 만들고 있다.
이 규정은 국가 안보에 위협을 가하는 중국을 직접 겨냥한 것이다. 규정이 통과되면, 중국 기업은 FCC에 면허를 신청할 수 없고, 기존 해저케이블의 일부 용량도 임대받을 수 없다. 화웨이와 ZTE, 차이나텔레콤, 차이나모바일 등 중국 기업의 장비나 서비스 사용은 금지된다.
FCC는 내달 7일 공개 회의에서 규정을 심의할 계획이다. 중국 등 적대국 장비로부터 해저케이블을 보호할 다양한 추가 조치를 제안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동시에 자국 해저케이블 유지보수 선박 활용과 해외에서 신뢰할 수 있는 기술 사용을 장려하는 방안도 함께 논의한다.
브렌더 카 FCC 위원장은 "해저케이블은 전 세계 통신의 숨은 영웅으로 세계 인터넷 트래픽의 99%를 처리한다"며 "미국이 AI와 미래 기술 분야를 선도하기 위해 필요한 데이터센터와 기타 인프라를 구축하는 가운데, 이러한 케이블의 중요성은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몇 년간 중국 같은 적대국에 의해 해저케이블 인프라가 위협받았다"며 "적대 세력의 해저케이블 소유와 접근뿐만 아니라 사이버·물리적 위협 시도로부터 해저케이블을 보호하기 위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은 수년간 글로벌 인터넷 트래픽의 99%를 처리하는 400개 이상의 해저케이블 네트워크에 대해 보안 우려를 표명해왔다. 작년 말과 올해 초 발트해와 대만해협에서 고의적 사보타주(파괴 공작)로 의심되는 해저케이블 훼손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며 긴장감은 높아졌다. 작년 11월 FCC에서 해저케이블 규정에 대한 종합 검토를 승인하며 중국 지우기에 본격 나섰다. 최근 미국과 일본, 호주, 인도로 구성된 안보협의체 쿼드(Quad) 각국 대표도 인도 뉴델리에서 회의를 열고 해저케이블 보안을 핵심 의제로 논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