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윤진웅 기자] 현대자동차 러시아 협력사들이 일제히 인력 채용에 나서며 현대차 러시아 재진출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피터폼 △현대제철 △성우하이텍 △NVH △대원강업 △동희그룹은 러시아에서 인력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직책에 따른 월급여를 8만~13만3000루블(약 133만~221만 원)으로 책정하고, 지원율을 높이기 위해 △교통비 지원 △중식 무료 제공 △건강 보험 가입 등 다양한 혜택을 마련했다.
이들 업체의 현지 인력 채용은 현대차의 러시아 '복귀'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지고 있다. 연내 현대차 바이백 행사 가능성을 고려한 선제 대응 차원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 2022년 2월부터 시작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그해 3월 공장 가동을 중단한 뒤 2023년 12월 러시아 업체 아트파이낸스에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포함한 러시아 지분 100%를 1만 루블(당시 약 14만원) 매각했다. 당시 현대차는 2년 이내에 되살 수 있는 권리(바이백) 옵션을 매각 계약에 포함했다. 바이백 옵션에 대한 권리는 올해 12월까지이다.
이번 채용이 현대차 러시아 복귀와는 무관하다는 의견도 있다. 단순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 생산량 확대를 대비한 움직임에 불과하다는 이유에서다. 이는 올해 생산량 증가 추이를 고려할 때 해당 공장 연간 생산 능력이 3분기 이내 초과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에서 비롯됐다.
AGR오토모티브그룹이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 직원 채용을 서두르고 있다는 점도 이 같은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현재 직책별 35개 공고를 낸 상태이다. AGR오토모티브그룹은 현대차의 러시아 현지 공장을 인수한 아트파이낸스의 자회사다.
이곳 공장에서는 △HS △HCR △KRS △KRX 4종이 생산되고 있다. 모두 현대차·기아가 공장 가동 중단 전까지 생산했던 모델이다. 현대차 솔라리스는 HS, 크레타는 HCR, 기아 리오와 리오X는 각각 KRX와 KRX로 모델명만 변경됐다.
이들 모델은 기존 부품들을 활용해 솔라리스 브랜드로 판매되고 있다. 솔라리스는 현대차가 러시아에서 판매하던 소형 세단 모델명이다. 현대차가 공장을 매각하고 시장에서 철수한 상황에서 AGR오토모티브그룹은 러시아 국민차로 불렸던 솔라리스라는 이름값을 활용하기 위해 현대차로부터 솔라리스 상표권 사용권한을 양도받아 브랜드로 재탄생시킨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