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길소연 기자] HD현대중공업이 벨기에 선사의 수에즈막스급 원유운반선(유조선) 건조사 유력 후보군으로 떠올랐다. 한국 조선소가 건조한 선박의 품질이 중국보다 우수한데다 미국이 중국산 선박에 거액의 수수료 부과를 검토하고 있어 HD현대중공업의 수주가 기대된다.
14일 노르웨이 해운전문지 '트레이드윈즈(Trade Winds)'에 따르면 CMB.테크(CMB.TECH)는 HD현대중공업과 수에즈막스급 유조선 6척 신조를 협의 중이다. 수에즈막스급은 지중해와 홍해를 잇는 '수에즈 운하'를 통과할 수 있는 최대 크기의 선박을 뜻한다.
발주 규모는 확정물량 4척에 옵션분 2척으로 알려졌다.
신조선 건조사로는 HD현대중공업과 중국선박공업집단(CSSC) 계열사인 칭다오베이하이조선(靑島北海)을 두고 저울질하고 있다. CMB.테크는 지난해부터 칭다오베이하이와 협의해왔으며, HD현대중공업과는 올해 초 협상을 개시했다.
CMB.테크는 칭다오베이하이조선에 유조선 외 세계 최초로 21만톤(t)급 암모니아 이중 연료 벌크선을 발주하기도 했다.
HD현대는 CMB.테크가 사명을 변경하기 전인 유로나브(Euronav) 시절부터 협력관계를 맺어왔다. 유로나브는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초대형원유운반선(VLCC)으로 선대를 확장해왔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 2021년에 유로나브와 척당 9000만달러에 VLCC 건조 계약을 맺었다.
HD현대는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유류 이동 노선이 길어지면서 유조선 수요가 지속 상승하자 수주 재개로 유조선 성장 모멘텀을 이어가고 있다.
HD현대는 올해 초 앙골라 국영 석유 회사 '소낭골(Sonangol)'로부터 15만8000DWT급 수에즈막스 원유운반선 2척에 대한 건조의향서(LOI)를 체결하고 수주를 확실시했다. <본보 2025년 2월 19일 참고 HD현대중공업, 앙골라 소낭골과 '2700억 규모' 유조선 2척 LOI 체결>
그에 앞서 HD현대중공업은 그리스 선사 판테온 탱커 매니지먼트과 15만8000DWT급 유조선 2척에 대한 LOI를 맺었다. <본보 2025년 2월 12일 참고 HD현대중공업, '2500억 규모' 그리스 판테온 원유운반선 2척 수주 눈앞>
CMB테크는 유로나브에서 사명을 변경하고 탈탄소화 함대로 전환하고 있다. 지난해 2007년과 2008년에 건조된 유조선을 자회사에 매각한 뒤 수에즈막스급 유조선 선대를 재건하고 있다. 현재 유조선, 벌크선, 컨테이너선, 화학제품운반선(케미컬선박), 해상풍력지원선 등 150척을 운영 중이다. <본보 2024년 1월 15일 참고 '벨기에 해운가문' 사베리스, 수소·암모니아 추진선 120척 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