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오승연 기자] 우리나라가 지난해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면서 대표적인 노년기 질환 중 하나인 무릎 관절염 환자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무릎 관절염은 초기나 중기에는 보존적 치료로 호전 가능하지만 말기에 이르면 인공관절 수술이 최선이자 최후의 치료법이다. 무릎 인공관절 수술은 손상된 관절부위를 깎아내고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수술인 만큼 수술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수술 기법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로봇기술도 접목되고 있다.
국내 병원에서 도입해 사용 중인 인공관절 수술로봇의 전체 대수는 지난해말 기준 총 161대로 집계된다. 이중 국내 인공관절 수술로봇 시장에서 선두를 다투고 있는 한국스트라이커의 마코로봇(55대)과 짐머바이오메트코리아의 로사로봇(47대)이 약 63%를 차지하고 있다.
18일 힘찬병원에 따르면 마코로봇과 로사로봇을 모두 도입해 지난해 마코로봇 수술 1만1514건, 로사로봇 수술 1500건을 시행했다. 최근 한국스트라이커와 짐머바이오메트코리아로부터 국내 최다 수술 감사패도 받았다. 특히 2023년과 2024년의 마코로봇 무릎 인공관절 수술건수는 세계 최다로 알려졌다.
로봇 수술기를 이용한 무릎 인공관절 수술은 환자 무릎을 CT로 촬영 후 변환한 3D 입체영상을 바탕으로 환자에게 최적화된 인공관절의 크기, 삽입 위치, 절삭 범위 등을 사전에 계획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수술 중에는 로봇 팔이 사전에 설정된 절삭 범위를 벗어나려 하면 자동으로 멈추기 때문에 정상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실제로 힘찬병원 관절의학연구소가 로봇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받고 약 12~18개월이 경과한 환자들을 추적 조사한 결과, 수술 후 통증과 관절기능이 개선되었고 환자 만족도 역시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수술 전 평균 7.1점이었던 통증평가척도(VAS: Visual Analog Scale) 점수는 수술 후 평균 0.7점으로 감소했다.
관절의 기능을 주로 평가하는 슬관절점수(KSS: Knee Society Score) 역시 수술 전 평균 약 111점에서 수술 후 평균 약 178점으로 향상됐다. 총 200점 만점으로 점수가 높을수록 관절의 기능이 좋음을 나타낸다. 환자들의 만족도는 로봇 인공관절 수술 후 평균 약 4.4점으로 나타났다. 환자가 느끼는 만족도를 1~5점 중 선택하는 것으로, 5점에 가까울수록 만족도가 높음을 의미한다.
또한 로봇 수술은 다리교정 효과 측면에서도 기존 일반 수술보다 유의미하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연구소가 일반 수술 환자와 로봇 수술 환자 각 50명을 비교한 결과, 일반 수술은 수술 전 평균 9.7도에서 수술 후 평균 약 2.9도로, 로봇 수술은 수술 전 평균 약 8.6도에서 수술 후 평균 약 1.8도로 개선됐다.
로봇 수술이 일반 수술에 비해 약 1.1도 더 바르게 교정된 것이다. 다리 축이 바르게 교정되면 무릎의 운동범위를 넓혀 관절 기능 회복에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체중 부하가 고르게 분산돼 무릎으로 가는 부담을 줄여 인공관절의 조기 마모를 방지할 수 있다.
이외에도 로봇 인공관절 수술 도입 전후 80세 이상 고령환자의 수술 건수를 비교해보니 도입 후 고령환자 수술 건수가 약 5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로봇 등 인공관절 수술기술의 발달로 수술 중 발생할 수 있는 변수를 줄이는 등 수술의 안전성이 높아진 동시에 건강한 노년을 위해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는 세태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수찬 힘찬병원 대표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로봇시스템은 손상된 무릎 내측연골만 부분적으로 인공관절로 교체해 정상 인대와 뼈를 최대한 보존할 수 있는 부분치환술에도 활용되고 있다"며 "현재까지 로봇 수술기를 이용해 590건이 넘는 무릎 부분치환술을 시행하며 지속적으로 임상연구를 수행한 결과, 수술 시간, 출혈량, 무릎관절의 안정성, 교정각도 등에서 유의미한 효과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고관절 인공관절 수술에도 로봇을 활용함으로써 인공관절 수술 분야에서 로봇의 활용도가 점차 높아질 것이라고 그는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