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오소영 기자] 캐나다 온타리오주 서드베리시는 1조 달러(약 1400조원) 이상의 광물을 매장·채굴하고 있는 지역이다. 니켈과 리튬, 코발트, 흑연 등 주요 배터리 광물이 매장된 거의 유일한 곳이다. 서드베리시의 광물 잠재력을 알리고자 폴 르페브르(Paul Lefebvre) 시장을 필두로 한 방문단이 지난 7~8일 한국을 찾았다. 발레 베이스 메탈(VBM)과 프론티어 리튬, 마그나 마이닝, 박인수 온타리오주 무역투자대표부 대표 등과 함께 주요 배터리 기업들과 회동한 후기를 들었다.
◆ 글 싣는 순서
①서드베리 시장 "자체 공급망 구축 온 힘...LG·SK 등 초대"
②VBM "북미 캐즘, 과속방지턱에 불과"
③프론티어 리튬 "韓 투자 필요…넥스트스타와 지속 논의"
④마그나마이닝 "투자 유치 첫걸음…EV 전환, 장기 트렌드"
⑤퍼스트 네이션 "광산 개발 적극 참여…발레·KGHM 파트너"
Q : 방한 목적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최고의 한국 배터리 기업들과 협력하는 것이다. 포스코와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양극재 공장은 서드베리에서 생산한 니켈을 받고 있다. 이런 일이 캐나다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하며 우리는 온타리오주에 또 하나의 전구체·양극재 공장이 생기길 기대하고 있다. 그 위치는 당연히 서드베리가 유력하다. 우리는 니켈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소재 공장에 공급될 제품을 만들기 위해 정제소도 필요한데, 이 모든 과정을 한 곳에서 하는 게 훨씬 효율적이다.
Q : LG와 포스코, SK 등 여러 기업들과 만났는데, 어떤 성과가 있었나?
캐나다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LG는 이미 캐나다에 대규모 투자를 했고 저희가 만난 기업들도 그중(현지에 투자한 기업) 일부다. '중국을 기반으로 하지 않는 전기차 시장을 위해 자체 공급망을 어떻게 구축할 수 있을까?' 바로 그것이 우리가 제공하고자 하는 바다. 저희 혼자만의 힘으로는 할 수 없다. 전문가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고, 그 전문가가 바로 한국 제조사다.
서드베리에서는 매년 배터리 컨퍼런스가 열린다. 올해는 '광산에서 이동성으로(BEV In-Depth: Mines to Mobility Conference)'라는 주제로 열린다. 지난해 폭스바겐 캐나다 대표와 여러 광산 회사 대표들이 왔는데, 더 많은 배터리 회사의 참여를 희망하고 있다. 포스코와 LG, SK 등 한국 배터리 기업들이 오길 기대한다.
Q : 서드베리시의 광물 잠재력에 대해 알려달라.
서드베리는 온타리오주 전체 광업 생산량의 50% 이상과 광업 종사자의 약 27%를 차지한다. 고품위 니켈(Class 1 Nickel)과 구리를 대량으로 생산하며, 소량이지만 가치 있는 백금족 금속(PGM)과 코발트, 리튬과 흑연 같은 신흥 핵심 광물도 채굴한다. 이렇게 많은 광물이 매장된 곳은 전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다. 또한 도시 내 9개 광산을 운영 중이며, 남부에서는 10개 프로젝트가 개발 중이다. 니켈은 200억㎏ 이상, 구리 150억kg 이상, 백금과 팔라듐, 금 약 20억g을 생산하고 있다.
Q : 서드베리의 빅 니켈(Big Nickel·세계에서 가장 큰 니켈 동전)도 유명하다. 니켈 분야의 개발 현황은 어떤가?
서드베리는 북미 최대 니켈 생산지로 '니켈 수도'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지금까지 채굴된 것보다 더 많은 자원이 매장됐으며 니켈 분야에서 우리가 할 일은 많다. 오늘날 니켈의 중요성을 고려한다면, 앞으로 최소 100년은 밝은 미래가 있을 것이다. 서드베리는 제2차 세계대전 이전부터 미군에 니켈을 공급해왔다.
Q : 광산 부문의 투자 유치액은 얼마인가? 지역 경제에 기여하는 효과는 어느정도인가?
VBM과 글렌코어, KGHM, 마그나마이닝 등 4개 회사가 서드베리 분지에서 9개 광산을 운영하고 있다. VBM은 지난 5년 동안 최소 30억 달러(약 4조2500억원) 이상 투자했으며, 더 많은 탐사를 위해 2억5000만 달러(약 3500억원) 이상 투입할 계획이다. 글렌코어도 15억 달러(약 2조1300억원) 이상 투자했다. 또한 SPC니켈과 KGHM은 탐사·개발을 진행하는 단계며 아이엠골드(IAMGOLD), 스미토모, 아그니코 이글(Agnico Eagle)과 같은 주요 국제 기업의 지역 사무소 또한 서드베리에 위치해있다.
서드베리의 광업 부문은 총생산액 약 75억 달러(약 10조6300억원), 2019년 국내총생산(GDP) 33억 달러(약 4조6800억원)에 기여하고 있다. 직·간접 일자리를 포함해 2만1500개 일자리를 창출했고, 이는 2019년 한 해 임금으로 환산하면 12억 달러(약 1조7000억원)에 달한다. 중요한 것은 필요한 자재와 서비스의 70%는 광산에서 100㎞ 이내에서 제공된다는 점이다. 이는 지역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친다.
Q : 광산 기업들에 제공하는 특별한 혜택은 무엇인가?
서드베리시는 산업용부지 지역개선계획(Community Improvement Plan, 이하 CIP)을 운영하고 있다. 광산 부문을 포함해 적격 산업 프로젝트에 재산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지방 정부의 프로그램 외에도 주정부와 연방 정부는 광산 탐사와 개발을 위한 다양한 세제 혜택과 자금 조달 프로그램을 시행한다. 여기에는 탐사 세액 공제와 플로우 스루 주식(Flow-Through Share·중소 광업 기업들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세제 혜택 프로그램), 가속 감가상각 공제(Accelerated Capital Allowance·특정 자산에 대한 감가상각을 앞당겨 세금 부담을 줄이는 제도) 등이 포함된다.
Q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출범 후 북미 전기차 시장에 대한 우려가 크다. 관세와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 여러 이슈가 있는데 어떻게 보며, 한국 파트너들의 우려를 어떻게 해소하고 있나?
이것은 장기 투자다. 때때로 정책 변화가 있고, 그에 따라 방향이 바뀔 수도 있다. 하지만 현재 우리는 북미 자동차 산업에 대해 매우 확신을 가지고 있으며, 이 산업이 계속 성장할 것이라 믿는다. 미국과의 협력을 통해 정유 산업에서는 이미 완전히 통합된 공급망을 구축해왔다. 캐나다와 미국은 오랜 시간 신뢰 기반의 파트너십을 유지해왔다. 지금의 변화 국면이 아쉽기는 하지만 우리는 이를 잘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Q : 트럼프 이슈에 대해 연방 정부와도 어떻게 소통하고 있는가?
지난주 온타리오주 수상인 (더그) 포드 총리와도 만났고, 그 자리에서 이 주제에 대해 논의했다. 그는 미국 측에 우리가 얼마나 잘 협력하고 있는지를 전달하는 데 큰 역할을 해주고 있다. 연방 정부는 핵심 광물의 중요성과 미국과의 관계를 잘 이해하고 있다. 우리는 미국에 대부분의 핵심 광물을 공급하고 있으며, 미국은 중국에 공급망을 의존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려 한다.